- 2023 Mature by YOU JI YOUNG
친구가 초대권이 있다고 해서 패션쇼를 처음 보게 되었는데, 광명 AK 플라자에서 열린 유지영 패션쇼였다. 주로 시니어 모델들이 출연하는 패션쇼였는데, 리허설을 하고 나오신 한 분을 가리키며 80이 넘은 분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나이 들어서까지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도 감탄스러웠다. 나이 든다는 건 늙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거라는 멘트도 마음에 와닿았다.
모델로 나온 분들도 그 나이에 그런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게 대단해 보였지만, 패션쇼를 보러 온 관객들도 시니어 모델들이 많았는지 차림새가 남달랐다. 옷과 구두와 모자까지 매치해서 입고 꽃다발을 들고 오신 분들이 많아 내가 이제까지 알지 못한 세계를 구경하는 기분이었다.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전혀 다른 세계를 보는 듯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모델들이 입고 나온 옷들도 아름답기는 했지만 너무나 고가의 제품들인 것 같았다.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디자인들이라 무대 위에서 한 번 입고 다시는 입을 것 같지 않은 옷들이었다.
다만 음악과 영상, 조명 등이 어우러져 패션쇼 내내 수준 높은 진행을 보여주었고, 중간에 이루어진 공연에서 재즈보컬 윤희정 님의 노래와 대니 정 님의 색소폰은 비싼 음악회에 버금가는 정말로 훌륭한 공연이었다.
마지막에 열여덟 분을 시상하는 시상식이 이루어졌는데 출연한 사람 모두를 시상하는 것 같아 조금 떨떠름했다. 시상이라고 하면 3명 정도(1, 2, 3등)를 시상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래야 잘했다는 느낌이 들어 받는 사람도 기분 좋을 것 같은데, 상을 많이 주면 모두가 우등상이 아닌 참가상이 되어 상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결과가 될 것 같다.
그래도 오늘은 눈과 귀가 호강한 날이었다. 나중에 소설이나 동화를 쓸 때 참고가 될까 하여 따라간 패션쇼인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즐거웠다. 친구야, 고맙다. 초대권을 마련해 준 시니어 모델 안OO 님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