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은 정 기른 정, 탁란

by 서서희

낳은 정 기른 정, 탁란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뻐꾸기 한 마리 남의 둥지 엿본다

어미 없이 알만 덩그런 남의 둥지 엿본다.

그러다 알 하나 슬그머니

다른 둥지에 밀어 넣는다


오목눈이 제 새낀 줄 알을 품는다

온 정성 다하는 어미 오목눈이

드디어 알들은 껍질 깨고 세상 밖으로

먼저 나온 뻐꾸긴 다른 알 모두 밀어서 밖으로

그리곤 혼자서 어미를 독차지


오목눈이 어미 제 새끼 굶길까

열심히 날아가 먹이를 나르고

먹고 먹고 또 먹은 뻐꾸기 새끼

이제는 어미보다 더 큰 몸으로 반기고

어미는 새끼의 입속으로 들어갈 듯 안간힘


그러기를 여러 날 주변을 맴도는 엄마 뻐꾸기

기회를 엿보다

제 새끼 데리고 멀리 도망

오목눈이 어미는 새끼 찾느라

울면서 하늘을 헤매고 헤맨다

허공에 울리는 오목눈이 울음소리


내 새끼 버리고도 잘 살아가는 인간들 많다지만

그보다 더 비열한 뻐꾸기도 있더라

어이없는 뻐꾸기의 육추 이야기, 탁란



DSC_4078_00001.jpg 벌레를 물고 날아온 뻐꾸기
6.png 작은 새 둥지에 탁란 한 뻐꾸기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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