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곡산 삼봉 바위종다리
매년 겨울이면
바위산 꼭대기에서 만나는 바위종다리
그동안은 불암산 정상에서 만났는데
올해는 양주 불곡산을 찾았다
불곡산 백화암에 주차를 하고
800 미터 가파른 깔딱 고개를 올라가니
불곡산 470.7m 상봉이라고 적은 표지가 보인다
아래부터 정상까지 바위로 되어 있다
불암산보다 오르기 쉽다고 하여 갔는데
경사가 너무 가파르고
바위 계단으로 되어 있어
낙엽이 쌓인 곳은 자칫 미끄러지기 쉽다
양손에 스틱을 쥐고 천천히 올라
다치지는 않았지만
결코 쉬운 구간은 아닌 것 같다
정상에 먼저 올라간 남편에게
바위종다리가 보이느냐고 전화를 했더니
새가 보이지 않는다는 대답
막막하여 내려갈까 하는 순간
새 한 마리가 보인다고 하여
정상까지 열심히 올랐다
30분 정도 기다리니 또 한 마리가 보인다
잠깐 동안 먹이활동을 하다가
휙 아래로 내려가 버린다
들깨며 땅콩을 놓았기에
또 올 거라 믿고 기다렸지만
30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그냥 내려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
"바위종다리가 많이 날아온다"는 말에
한 시름 놓았다
바위종다리 십여 마리가 날아왔다
불곡산에서는 한 마리만 보나보다 아쉬워했는데
십여 마리를 한꺼번에 보게 되어 너무 기뻤다
바위종다리는 한 마리씩 천천히 다가와
먹이활동도 하고
눈이 녹지 않은 곳에 가서 물도 먹고
바위 그늘에 들어가
뭔가를 먹는지 쉬었다가 나오는지
끊임없이 뭔가를 먹는다
이끼(?), 벌레(?), 풀씨(?)
등산객이 떨어뜨린 과자 종류도 먹고
우리가 놓은 들깨, 땅콩도 먹는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피하지 않고
등산객이 바위종다리 가까이 손을 내밀기도 한다
매년 만나는 바위종다리이지만
올해는 새로운 곳 불곡산에서 만나니
더 정겹고 반가웠다
반가웠다, 바위종다리야!
내년에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