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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이 나를 다시 쓰게 했다

by 송승호


처음엔 쉼이란 단어가 낯설었다.
쉬면 안 될 것 같았고,
쉴 자격도 없다고 느꼈다.
그저 버티고, 견디고, 해내야만 하는 삶이
성장의 길이라 믿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무너지듯 쓰러진 나를 바라보며
작은 질문 하나가 마음을 건드렸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그 질문은
나를 멈추게 했고,
그 멈춤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쉼’이라는 가능성과 마주했다.

쉼을 배워가는 동안
나는 나를 조금씩 알아갔다.
무엇에 지치고,
어떨 때 마음이 편해지는지.
어떤 상황에서 웃음이 피어나고,
어떤 공간에서 눈물이 나는지.

쉼은 나를 회복시켰고,
그 회복은 내가 누구인지
다시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나는 여전히 완전하지 않다.
여전히 불안할 때도 있고,
삶이 한없이 무거울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럴 땐 ‘쉼’이라는 선택지가
내 곁에 있다는 것.

커피 한 잔의 여유 속에서,
느릿한 걸음 속에서,
하루 끝에 쓰는 한 줄 글 속에서
나는 매일 나를 다시 만난다.

예전에는 빠르게 달리는 삶만을 원했다.
이제는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나를 위로할 줄 아는 사람,
나를 다독일 줄 아는 사람,
나에게 집중할 줄 아는 사람.
그렇게 나는 ‘잘 쉬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쉼은 나를 완성시킨다.
무엇이 되고 싶은가 보다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묻는 지금,
나는 쉼을 통해
내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쉼은, 내가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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