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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쏴재 Jun 09. 2022

그게 마약 일리 없다(2)

나는 불안하다 고로 존재한다

나는 만화를 좋아하고 공상과학 영화를 좋아한다.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약이 발명되면 좋을 것 같다. 이 약 행복감을 주며 감사함을 느끼게 하고 이타적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게끔 감정을 발생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 개인의 행복과 세계평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그런 약을 개발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설 그 약 개발하는 것은 가능하더라도 차적으로 예상되는 부작용이 너무 클 것 같다.


우리는 큰 만족과 더불어 불안과 스트레스가 있을 때 행복하다기보다는 작은 만족과 불안함과 스트레스가 거의 없을 때 평온하고 행복한 상태를 느낄 수 있다. 큰 만족이 쾌락으로 오면 더 큰 불안이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행복하고 평온한 상태란 불안하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선택적으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다면 우리는 새로운 인류 탄생 또는 진화의 종말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위험상황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인지하지 못하여 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아니라 삶의 목적과 이유 전부를 잃을 것 같다. 돌이나 금속 같은 무기체와 다르게 유기 생물체는 죽음과 탄생이 있다. 생물 또는 유전자는 진화를 목적으로 살아간다 또는 유지된다. 개체는 생존 의지 보다 더 큰 구조가 있다. 신 또는 우주 시스템에서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도마뱀의 꼬리는 잘리더라도 다시 자라고 우리의 손톱과 머리카락은 죽을 때까지 새로 재생된다. 사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일정기간이 지나면 새것으로 교체가 된다. 유전자가 그렇게 프로그램되어있다. 우주의 시스템이 생물을 영생하도록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개체는 유한한 생명만을 가지고 종이 최대한 오래 존속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불안은 생명체의 본질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이 약을 먹은 인간은 불안을 느끼 수 없게 되며 삶의 목적도 잃어버린다. 약의 효과가 가역적이고 일시적이라고 하더라도 불안 없는 삶을 맛본 인간은 불가역적인 경험을 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약에 집착하고 약을 먹고 나면 불안이 없어질 것이다. 중독이다. 강한 환각이나 효과는 없다. 강력한 중독이 있을 것이다. 일부는 위험한 중독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을 잃을 수도 있다.


모든 유기 생물체에게 불안은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미래를 위해 진화를 위해 불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미래가 없다면 불안하지도 않을 것이다. 과거로부터는 불안이 오지 않는다. 특이하게 불안을 느끼지 못하는 돌연변이가 태어나더라도 생존 의지가 없어 쉽게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불안이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은 상상할 수 없다. 단일 개체나 특정 종의 멸종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환경변화로 인해 모든 유기 생물체가 쉽게 멸종을 맞이할 것이다. 단세포 생물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이 법칙에 예외는 없어 보인다. 식물이나 단세포 생물이 불안을 못 느끼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생존을 위한 행위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생존본능의 핵심 요소가 불안이라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쉽게 언어를 통하여 불안의 특성을 작은 범위로 한정한다. 소금은 짠맛을 내는 조미료이다. 이 특성을 좀 더 대중적 의미로 사용하지만 염화나트륨 분자가 가지는 물리적 특성이나 화학적 특성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관점에 따라 편리하게 사용하는 것이지 본질은 같은 것이다.

유기 생물체가 살아가는 원동력이라는 그 무언가는 하나지만 생존본능 또는 불안함 이라고도 불린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세상에 모든 것에 감사하며 남을 도와주게 만드는 약이 있다면 인류는 진화는 종말을 맞이할 것 같다. 어쩌면 특정 마약이 이미 그런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법으로 금지하는 것인가? 


공감을 통하여 개인의 행복과 세계평화의 발전이 인류의 목표라고 본다면 이 목표는 두려움과 불안함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행복만 있는 지상낙원을 이룬다면 우리는 멸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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