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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쏴재 Jul 01. 2022

나의 연애 심리 분석

MBTI 아님

심리분석 상담사와 세션을 진행할 때 많은 질문을 받는다. 그가 나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내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어떤 사건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제공해줘야 한다.

이 글을 통하여 나 스스로 분석해보려고 한다. 이 정보는 내가 제공하는 것이기에 정보는 진실성이 있지만 전반적인 구성이나 결론은 매우 주관적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도 없고 살아가는데 딱히 문제가 없으면 문제라고 볼 수도 없지만 분석하고 알아본다고 나쁠 것이 없다. 평생 동안 감기를 피해서 살아갈 수는 없고, 사고나 재해를 피할 수도 없지만 가능하다면 면역력을 올리는 것은 좋지 않겠는가? 무엇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고 무엇은 발전시킬지 안다면 유용하지 않겠는가?

소크라테스는 “나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철학자들이 비웃자 소크라테스는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지만, 너희들은 너희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자들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사고하는 방식, 또는 내 감정이 생기는 원리를 결핍에서 찾을 수 있다. 애정결핍의 유무보다는 왜 그런 애정결핍이 생겼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결핍의 유년기 이전에 형성된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고 두 살 터울인 형과 집에 단둘이 남아있곤 했다. 티비를보던 게임을 하고 놀던 항상 다툼으로 하루가 마무리되는 게 일상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빨간 유선전화기를 들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슬프고 화가 나고 억울한지 말했고 아니 거의 통곡하면서 호소했고 왜 싸움이 일어났는지 설명을 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양비론 ‘둘 다 잘못했다’를 시전 했고 나의 억울함은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뭐를 사달라고 때를 쓴 적이 잘 없었던 거 같다. 옷이나 물건을 원하는 마음은 적었다. 내 마음을 몰라줘서 서러웠던 기억은 엄청 많다. 11살 때 같이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3일 밤낮을 울었다. 밥도 먹지 않고 울다 지쳐 쓰러졌던 거 같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서럽다. 그 억울한 감정은 어른이 되고 나서도 공정함의 문제들을 가지고(많은 문제를 그렇게 본다) 열을 올릴 때 드는 감정이랑 일치한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나의 결핍(성격)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었다. 나는 엄마에게(타인에게, 여성에게) 애정과 사랑을 원하지만 그들이 공정하기도 원한다. 인정욕에 대한 욕구도 크다. 인정받기 위해 똑똑해지기 위해 콘텐츠나 정보에 집착한다. 잘 모르더라도 아는 척을 한다. 권력(장자)을 악이라고 상정하고 항상 언더독(둘째)이 되어서 핍박받는 입장이 되려고 한다. 권력에 대항할 수 있으려면 똑똑해져야 할 필요도 있다. 내가 힘이 없다고 생각해서 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격지심도 있다. 하지만 내가 결핍된 권력은 절대 얻지로 못하는 것(첫째로 태어나는)이다. 이런 불안감이나 결핍을 계속 가지고 있는 상태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더하여 타고난 민감한 기질도 나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참조 https://brunch.co.kr/@281ff00cadfa42c/8)

 

결국 이 모든 것은 애정과 관심을 원해서다. 바라는 게 있기 때문에 결핍이 생기지만 나중에 충분히 사랑을 받았고 바라는 게 충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격과 행동은 지워지지 않는다. 뇌가 신경 가소성을 가지듯이 나의 성격도 유년기 시절의 사건과 환경을 통해 각인된 부분을 지워버리지 못한다. 다른 기억들과 달리 망각하지 못한다

공정함에 대한 집착도 최종 목적은 사랑받기 위함인데 내가 타인에게 공정함을 들이대며 '너는 틀렸어!'라고 하면 과연 어느 타인이 무한한 포용력으로 나에게 애정과 관심을 주겠는가?

더욱이 나는 애인의 말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 타인의 말이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불만과 감정들을 애인과 공유하지 못한다.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까 봐 말을 잘 못한다. 사랑받기 위한 둘째는 자신이 바뀌어야지, 타인에게 당당하게 요구하지 못한다. 당당하게 요구하는 건 사랑받을 만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을 향한 사랑처럼 낭만적 사랑도 한쪽 방향으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상대방이 관심을 주지 않더라도 사랑받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상대방은 관심을 안 주면 토라지고 줄 때까지 화를 낸다 여기서 나는 옳고 그름을 들이댄다.


이런 자신의 기질이나 결핍을 찾기 위해서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유발점 잘 찾아봐야 한다. '왜'라는 질문 엄청 던져보아야 한다. 하나의 질문과 하나의 해답은 신뢰도가 떨어진다. 사건과 행동에 주목하기보단 사건과 행동에서 변화하는 나의 감정에 주목해야 한다.

하나의 사건, 타인의 한마디가 나를 괴롭히게 되는데 이런 사건은 한번 일어난 과거의 사건이다. 하지만 현재의 내가 계속해서 고민하고 나를 괴롭힌다. 신 비밀누설죄로 바위를 계속 언덕 위로 밀어 올리고, 떨어뜨리고, 다시 올리는 시지프스처럼 연옥에 빠진다. 이 연옥에 빠지게 되는 원인이 아닌 원리를 들여다보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내가 그런 감정을 가지는 원인을 들여다봐야 한다.


어렸을 때로 돌아간다면 어린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괜찮다. 그럴 수 있다.

미안하다는 말은 상대에게도 위안을 주지만 자신에게 더 큰 의미가 있다. 자신에게 관대할 수 있는 사람이 남에게 진실된 관대함을 보일 수 있다. 

어린이는 그럴 수 있다. 

인간은 그럴 수 있다.

괜찮다.

네가 한 결과로 너를 평가하지 않는다. 네가 존재하기에 너를 사랑한다.


연애에 대해 스스로 하는 조언

너도 아기, 상대방도 아기, 하지만 이런 상황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보아라

비판과, 불만과, 불행의 끝은 정해져 있다. 손해 보는 게 절대 손해가 아니다. 기브엔 테이 크면 절대 이룰 수 없다. 정답은 정해져 있다

너와 잘 맞는 사람은 바로 니 눈앞에 있는 사람이다. 너의 외로움을 완전히 없애줄 절대적 너의 반쪽이 바로 너의 눈앞에 사람이다.

너의 에로틱한 판타지를 채워주고, 깊은 호기심으로 너에게 다가올 사람이 바로 너의 눈앞에 있는 사람이다


미래와 과거 현재의 애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

네가 긁은 수 있는 마지막 복권이 되고 싶다. 

종종 내가 너에게 때를 쓰는 이유는 내 성격(애정결핍) 형성에서 여러 사건 있어서 인 거 같다. 

내가 예민하게 행동하는 것은 너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나에게 하는 말이다. 

마치 아이가 엄마의 사랑과 보살핌을 필요해도 적절하게 말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때를 쓰는 것처럼 나는 어리석다. 

나는 너와 이룰 엄청난 미래가 있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오손도손 사는 꿈보다도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그 꿈을 나 혼자 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네가 있어서 그 꿈이 있는 거고 너와 함께 그 꿈으로 가는 게 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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