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본질적인 마케팅

왜 전시회인가?

전시회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인간의 본성에서 기인한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해당 분야에 관심과 목적이 있는 수많은 맞춤형 고객을 직접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어떠한 마케팅 채널에서도 대체될 수 없는 전시회만의 고유한 특징이자 장점이다. 

   

“그래서, 왜 전시회인가?”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라면 가장 먼저 떠올릴 질문일 것 같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느 마케팅 채널과 마찬가지로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함이다. 사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다른 마케팅 방법들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차이점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시회가 다른 마케팅과 무엇이 다른지, 근본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직접 참관객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먼저, 좋은 제품을 소싱 해야만 성과를 내는 직업인 ‘바이어’라고 생각해 보자.

 어느 날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00전시회에 내가 맡은 분야의 기업들이 대거 참가 한다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해당 전시회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평소 거래를 하고 있는 00기업부터 얼마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던 00기업도 참가 한다고 소개되어 있다. 더욱 흥미를 끄는 건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다수의 기업이 한 곳에 모인다는 것이었다. 현실적으로 하루 3건의 미팅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 전시회를 가면 다양한 제품을 직접 비교해 보고, 상담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바로 수첩에 빨간펜으로 메모해 놓았다.

‘바이어’ 입장을 정리해 보면 내가 맡은 일을 시간과 노력을 절감하여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만들어졌다. 그 생각이 ‘목적(동기)’이 되었고,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럼 이번에는 반대로 기업의 입장이 되어보자.

 00기업은 연간 마케팅 계획 중 00전시회는 매년 빠뜨리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 전시회를 준비하는 기간만큼은 모든 부서가 똘똘 뭉쳐 우리 제품의 표현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협력한다. 각각의 부서에서 평소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 언제부턴가 일이 아닌 회사차원의 큰 이벤트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업 부서에서는 기존 거래처에 우리의 참가 소식과 함께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 작은 선물은 준비했다고 홍보하며 신규 유망 거래처에도 연락을 취해 놓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자사 고객에게 메일로 안내하고 SNS공지, 보도자료 배포, 온라인 광고를 적절히 활용하여 신규 고객 확보와 기존 고객과의 관계 강화에 집중한다. 00기업은 많은 고객을 단기간에 만날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며 자신감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기업의 입장도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우리 제품에 관심 있고, 구매하고자 혹은 구매할 확률이 높은 고객이 한꺼번에 많이 몰려든다는 점에 ‘목적(동기)’이 생겼고 그것이 참가로 이어진 것이다. 

   

미꾸라지가 많은 곳에 황새가 모이는 법이다. 전시회는 이렇듯 ‘목적’ 있는 서로 다른 집단이 직접 만나는 기회의 장인 것이다. 기업이 전시회를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이유는 시간과 노력을 절감하여 구매확률이 높은 ‘목적’ 있는 사람들을 직접 대면함으로써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거나 기존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기에 가장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