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과정은 중요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간혹 이런 일이 생깁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덧없게 느껴질 때가 있고 일을 하긴 하는데 아무도 내 일을 신경 쓰지 않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동료들과 비교해 볼 때, 나는 자꾸 제자리인 것만 같고, 내가 성장하고 있기는 한 건지 같은 의문이 들기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꾸 기운이 빠지고 불만이 생기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게 됩니다.
이런 일들이 생길 때, 이 방법을 써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력서를 쓰고 면접 준비를 해보세요."
물론 다른 회사로 이직하세요, 등의 해결책으로서 말씀드리는 부분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보라는 의미를 지닌 방법입니다.
저는 이력서를 꽤 좋은 자기 성찰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를 내가 쓰는 이력서는 내가 그동안 시간을 많이 들여왔던 일이라는 것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루에 있던 일을 떠올리며 쓰는 일기와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력서를 쓸 때, 많은 분들은 사소한 일이라도 다 끄집어내서 정리를 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실제로 내가 일한 모든 것이 큰 프로젝트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가 정말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회사에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그 일들을 하나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래서 그 일들을 모두 작성해보고 나면 내가 참 많은 일을 했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해 줍니다. 달리 말하면 나는 그만큼의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또, 일을 할 때는 자신의 성과를 잘 드러내라고 합니다. 내가 한 일을 어떻게 성과와 연결 지을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실제로 우리 모두는 우리가 한 일에 대한 결과를 겪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나는 개발만 했을 뿐이야, 나는 기획만 했을 뿐이야,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그저 일부분 밖에 하지 않았을 뿐이야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임했던 일들을 작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없었으면 바로 그 시점에 그 성과는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한 일들의 성과를 바라보며 내가 얼마나 많은 일들을 이뤄냈는지를 충분히 느껴보셔도 됩니다. 우리는 그만큼 매 순간 중요한 일을 행했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정리한 이력서를 바탕으로 면접 준비를 할 때, 사람들은 면접관이 내게 전달하는 질문을 예상하며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면접 준비도 내 자존감을 올리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질문을 하면서 내가 그 답변을 생각해 내기 위해 많은 자문자답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자기소개를 해주세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그렇습니다. 자기소개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말들을 만들어 냈다가 수정해 가며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차있는 대답을 만들어 갑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나의 대답은 내가 인정한 나의 모습이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수 있는 나의 형태입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그동안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내게 말해주는 내가 정의한 나의 모습입니다. 바로 그 모습이 타인에게 공유하고 싶은 나의 모습이기에 그 문장을 통해 나라는 사람의 자존감을 이끌어줄 수 있습니다. 그 문장이 내 입을 통해 나오는 대답이면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될 것입니다.
왜 이 일을 하고 싶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 볼 때는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일은 돈 벌려고 하는 거지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지만 그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고 제대로 된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나만의 답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 일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하고 싶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그 일에 사명감을 느껴서 하고 싶을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그 일을 너무너무 하고 싶어서 하게 된 것이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꿈이었기에 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무 이유 없이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 이유 때문에 또 다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다시 돌아보면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나요?라는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며 지낼 때는 내 미래에 대한 생각을 쉽게 하지 않습니다. 그냥 시키니까 하는 거지 뭐,라는 생각을 갖고 하루하루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우리 모두는 우리가 생각한 미래가 있지만 그걸 돌아보며 만들어갈 시간이 없었기에 현재에 일만 바라보며 지낸 것이 아닐까 합니다.
내가 나의 미래를 정하고 그 길을 향해가는 것은 목표를 설정한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과 같습니다. 그 목표를 향해 가기 때문에 내 삶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인 느낌이 들게 될 것이고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방황하거나 혼란스러워하지 않게 됩니다. 내가 생각한 삶으로 가기 위한 나침반을 들고 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력서를 통한 나를 돌아보기와 면접 준비를 통한 나에게의 질문은 모두 나의 자존감을 올리기 위한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가 어딘가에 면접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의 회복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나에 대해서 정의하고 설명할 수 없다면 자신에 대한 길을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길을 찾기 위해 잊고 있던 나를 찾아야 합니다. 내가 이렇게 중요한 사람이었고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지냈구나라고 인식하는 것만큼 나를 위한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더 많이 쓰고 나에게 질문하며 나에게 대답해 보세요. 나의 나침반을 찾게 될 겁니다.
이번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