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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혼 Sep 20. 2024

나는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나는 충분히 존재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생각에서 많이 잊혔지만 제가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싸이월드가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개인의 핸드폰으로 서로 문자를 주고받는 게 전부였던 시절이었던지라 서로에게 하고픈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그 공간을 통해 당시의 저희는 안부를 주고받고 서로의 생각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공간은 과거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 공간에 접속을 하지 않던 중, 싸이월드가 부활했다는 소식이 한 번 올라온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소통하지 않을 공간이라 생각했지만 그 당시의 모습들이 궁금해서 접속을 해보았습니다. 과거의 사진, 과거의 대화, 지금은 연락이 끊어진 사람들의 안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중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당시의 저에게 남긴 메시지를 보았습니다. 후배 분이 저에게 남겨주었던 글이었습니다. 제가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메시지를 이렇게 남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회사에 입사해 여러 일에 소위 파묻혀 지내고 있었습니다. 말끔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칭찬보다는 저의 실수로 인해 생긴 문제를 수습하느라 바빴었고 그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야근하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일에 치여 지내다 보니 나는 제대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긴 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종종 하던 와중에 싸이월드를 통해 과거의 저에게 보내는 감사의 메시지를 보게 된 것입니다.  그때에 비하면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사람의 마음이 느껴져서인지 저도 고맙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도움이 그 메시지를 봤을 때, 그 분을 알게되었던 당시가 생각났고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남겼을지 떠올랐습니다.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행동하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가 모르는 곳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돕는건 사실 나를 위한 것입니다.

 저는 생존에 대한 이유 중 하나로 타인과 함께 하는 삶에서 도움이 되는 행위를 하는 것, 즉 이타심을 꼽습니다. 그 행위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더 편안하게 만들고 성장시킬 수 있게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챙기기 전에 나를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챙김으로써 얻게 되는 마음의 만족감이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행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직장이라는 곳에 나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보상이나 평판을 얻기 위해 이타적인 행위인 일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보상이나 평판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주어지지 않는다면 지쳐 버릴 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번아웃이 오고 자신의 일에 대한 불평이 생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우리의 주변에 눈을 더 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제가 그랬듯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어떤 이는 나에게 매우 고마워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미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더 자부심을 가져도 되고 지금의 실망에 크게 속상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삶이 많이 힘들고 지친다면 아마 그건 내가 무언가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이 들수록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를 다시금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아 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금요일이고 나는 충분히 이번 주도 잘 보냈기 때문입니다. 

고생 많으셨던 한 주, 잘 마무리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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