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충분히 존재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생각에서 많이 잊혔지만 제가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싸이월드가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개인의 핸드폰으로 서로 문자를 주고받는 게 전부였던 시절이었던지라 서로에게 하고픈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그 공간을 통해 당시의 저희는 안부를 주고받고 서로의 생각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공간은 과거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 공간에 접속을 하지 않던 중, 싸이월드가 부활했다는 소식이 한 번 올라온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소통하지 않을 공간이라 생각했지만 그 당시의 모습들이 궁금해서 접속을 해보았습니다. 과거의 사진, 과거의 대화, 지금은 연락이 끊어진 사람들의 안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중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그 당시의 저에게 남긴 메시지를 보았습니다. 한 후배 분이 저에게 남겨주었던 글이었습니다. 제가 참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메시지를 이렇게 남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회사에 입사해 여러 일에 소위 파묻혀 지내고 있었습니다. 말끔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칭찬보다는 저의 실수로 인해 생긴 문제를 수습하느라 바빴었고 그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야근하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일에 치여 지내다 보니 나는 제대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긴 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종종 하던 와중에 싸이월드를 통해 과거의 저에게 보내는 감사의 메시지를 보게 된 것입니다. 그때에 비하면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사람의 마음이 느껴져서인지 저도 고맙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도움이 그 메시지를 봤을 때, 그 분을 알게되었던 당시가 생각났고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남겼을지 떠올랐습니다.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행동하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가 모르는 곳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생존에 대한 이유 중 하나로 타인과 함께 하는 삶에서 도움이 되는 행위를 하는 것, 즉 이타심을 꼽습니다. 그 행위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더 편안하게 만들고 성장시킬 수 있게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챙기기 전에 나를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챙김으로써 얻게 되는 마음의 만족감이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행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직장이라는 곳에 나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보상이나 평판을 얻기 위해 이타적인 행위인 일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보상이나 평판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주어지지 않는다면 지쳐 버릴 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번아웃이 오고 자신의 일에 대한 불평이 생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우리의 주변에 눈을 더 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제가 그랬듯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어떤 이는 나에게 매우 고마워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미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더 자부심을 가져도 되고 지금의 실망에 크게 속상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삶이 많이 힘들고 지친다면 아마 그건 내가 무언가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이 들수록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를 다시금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아 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금요일이고 나는 충분히 이번 주도 잘 보냈기 때문입니다.
고생 많으셨던 한 주, 잘 마무리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