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던걸 얻었을 때, 저는 바로 만족하는 것보다 이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곤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이럴 때마다 인간은 참 욕심이 많은 동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부족함이 있을 때는 '있기만 해도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간절함을 내비치지만 막상 그 부족함이 충족되었을 때는 더 나은 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만족을 모르기 때문에 더 나은 상황을 갖기 위해 발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이 자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간절하게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을 사람들은 욕심이라 말합니다. 욕심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 또는 얻고자 하는 마음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욕심의 의미에서는 그 양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욕심이 많다 적다 등의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는 각자가 원하는 것의 기준이 다를 뿐, 남보다 욕심이 많거나 적은 것은 어쩌면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많거나 적은 것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적당한 욕심을 가지라는 말도 어찌 보면 성립할 수 없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욕심은 사람이 무언가를 하게 하기 위한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간이 가져야 하는 하나의 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의 덕은 모두 그 적절한 위치를 알아야만 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용에 대해 논했듯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적절함을 가져야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적절함을 가져야 하는 덕이 그 크기를 비교할 수 없다면 어떻게 기준을 잡는 것이 좋을까 고민이 들었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애자일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 중에는 스크럼이라는 방법론이 있습니다. 이 방법론은 계획, 구현, 출시, 회고를 긴 주기가 아닌 짧은 주기 안에 수행하는 업무 진행 방식입니다. 여기서의 회고는 한 주기를 수행하면서 진행을 되돌아보고 더 발전시킬 것은 무엇인지 등을 팀원들과 논의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이 회고의 방식이 욕심의 기준을 나눌 수 있는 해답이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프로젝트의 진행을 확인하는 것처럼 인간의 욕심도 그걸 이루기 위한 과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루었을 때, 바로 그 만족을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게 됩니다. 그럼 그 만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즈음의 사람들은 너무나도 바쁘게 살아갑니다. 과거에 비해 더 빠르게 세상은 바뀌고 있고 대개는 이 변화를 따라가며 선도해야 남에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와 남보다 더 빨리 얻어내야 한다는 이유로 지난 나의 성취를 충분히 만족하며 즐길 시간도 없이 뛰어가곤 합니다. 그리고 이 형태는 자신에게 습관처럼 스며들어 끝이 없는 욕심을 갈구하는 모습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바라기만 하는 삶보다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마음의 여유도 얻게 되고 더 내게 필요한 것을 알게 되는데 나는 아직 그 마음을 가지지 못했기에 바라고만 있지 않았나 합니다.
그래서 내가 이룬 것에 만족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열심히 달리기만 하던 삶에서 내가 무엇을 해냈는지 바라보며 만족을 가져보고 또 다른 욕심을 가지기 전, 몸과 마음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충분해졌다고 생각이 들 때쯤, 새로운 욕심을 가지고 도전을 해보려 합니다.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다지만 그 욕심을 적절하게 배분하면 최고의 동기부여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