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어려운 것은 적당한 것입니다.
가뭄 이후에 장마가 있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제발 비가 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비가 너무 내리게 되면 비가 적당히 와주면 좋겠다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적당히. 이 적당하게라는 단어가 참 쉬우면서도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적당하다라는 말은 과연 어떤걸까요.
<퇴사하겠습니다>의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는 책을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의 욕망이란 정말 무서운 구석이 있고 '적당한 선에서 만족한다'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라고요. 그녀는 있었으면 좋겠다의 생각 보다는 없어도 괜찮다라는 생각의 전환이 자신의 만족감을 높였다고 합니다. 적당한 만족함으로 행복을 얻게 된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통해 중용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인간에게는 정의, 용기, 절제와 같은 덕목이 있고 각각에는 지나침과 모자람에 의한 부정적인 상태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덕목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중용. 즉, 마땅히 그래야 할 때, 마땅히 그래야 할 일에 대해, 마땅히 그래야 할 사람에 대해, 마땅히 그래야 할 목적을 위해, 마땅히 그래야 할 방식으로 감정을 갖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가뭄에 비가 필요한 농촌에 알맞게 비가 내리는 것처럼 감정에 대한 표현을 적절한 사람과 때, 목적, 방식등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적당하기란 좋은 덕목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고 이를 통해 행복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참 많은 일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면서 서로에게 원하거나 바라는 것도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게 되면 내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결국 사람은 지쳐버립니다. 그래서 적당히 만족하기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일을 한다고 하지만 결국 행복을 느끼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내가 만족하지 못한다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더 가져야 하고 더 얻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다보면 힘들어지는 것은 나 자신 뿐입니다.
그렇게까지 크게 만족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적당하게 지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안심을 얻게 되면 매일이 새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를 다독여주세요.
누구보다도 내가 나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