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는 끝이 있습니다.
저는 길거리를 걸어 다닐 때, 많은 생각을 머리에 떠올립니다. 걸어 다니는 주변에 대한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그날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떠올리거나 가끔은 이전의 일들을 생각하며 지금의 나와 비교해보기도 합니다. 저는 제 과거에 비교해 볼 때 제일 바쁜 때를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힘들고 지친다기보다는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좋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늘 같은 문장이 하나 떠오릅니다. 이러려고 그랬었나 보다는 문장입니다.
최근의 제 과거는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직장에서 열심히 부족한 부분을 익혀가며 나름의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었던 도중, 제가 몸담고 있던 조직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조직이 사라짐과 동시에 회사에서는 제가 몸 붙일 곳도 만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거의 반강제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세 번째 회사를 찾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곳은 대기업 계열의 스타트업이었기에 내 커리어를 더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느껴봤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자라는 열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른의 사정에 의해 회사는 달리기를 멈춰야 했고 저는 또다시 반강제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은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지만 두 번이나 이런 일이 1년 단위로 일어나니 참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리고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내 연차는 계속 쌓여가는데 전문성을 더 키워야 하는 이 시기를 일이 아닌 다른 활동으로 보내야 하니 너무 아까웠습니다. 실제로도 제가 도전해 볼 수 있는 연차는 거의 막바지의 연차라고도 보였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지만 사실 속 마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매일매일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내 모습에 속상했고 가끔은 절망도 했으며 매 순간마다 마음을 다시 부여잡고 움직여야 한다고 자신을 설득했습니다. 분명 다시 기회가 찾아올 거고 그 기회를 잡고 난 뒤에 나는 이러려고 그랬었나 보다,라고 생각하게 될 거라고요.
그렇게 이곳저곳을 알아보던 중, 유명한 대기업에서의 면접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여기를 들어가려고 내가 이렇게 고생하면서 지냈던 거구나라면서 열심히 준비하던 그때, 한 스타트업에서 지인으로부터 제의를 받았습니다. 프로젝트 진행을 하는데 힘들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이런 종류의 업무는 이런 식으로 하면 좋지 않을까요와 같은 컨설팅을 드리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방문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는 면접자리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대기업에 가서 안전하게 지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을 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위험한 경우를 겪었기에 이 위험을 또 겪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면접을 보게 된 그날도 밤거리를 걸어가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전혀 생각도 안 하고 있던 곳인데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보였고 신뢰를 보내준 대표이사님의 진심도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후로 고민을 하던 저는 결국 면접을 보기로 한 대기업에 면접 취소 요청을 전달했고 지금의 모습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마침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힘든 일도 결국에는 끝이 있고 나의 방황이나 슬픔, 답답함이나 속상함 같은 모든 부정적인 일들도 그 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끝 다음에는 늘 반대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 반대를 맞이하면서 사람은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을 자신의 기억 저편으로 점점 밀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과거를 떠올릴 때, 좋은 것만 기억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지금이 많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분명히 그 끝은 찾아오게 됩니다. 그 끝을 찾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의 힘듦을 끊어내겠다는 자신의 강한 의지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행동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바꾸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려고 그랬었나 보다, 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