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나서 울음을 터트릴 때,
성인이 되어 꽃밭에서 행복한 미소를 보일 때
순간적으로 찍힌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사랑스러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것들은 내 옛날을 떠오르게 했다.
손으로 만지면 차갑기만 한 그런 매정한 것이기도.
좋았던 순간도, 설레었던 순간도
지금 이 순간 기억나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살아있는 감정을 애써 억누른 채,
옷매무새를 추스르는 나를 마주했다.
내가 받았던 가르침들이
당신이 말하는 사랑이었을 진 몰라도,
남몰래 울고 웃던 것들을 추억이라고
포장하기 싫어서 발걸음을 돌려버렸다.
어제오늘 누군가와 주고받던 이야기 모두,
너무나 소중한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행복했던 어느 순간이 한없이 그리워진다면,
어떻게 견뎌내야 할까 두려웠다.
옆 사람이 아무렇지 않은 듯 대화를 이어갈 때,
나는 숨죽여 울고 있었다.
내 속을 알 리 없는 그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마음껏 젖어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두 눈을 깜빡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