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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술제이 성훈 Nov 21. 2019

영순이 어록

내가 무표정했던지, 영순이가 말했다.
'돈이 없는 것보다 웃음 없는 게 더 슬퍼.'


랩배틀 사회를 볼때 하던 리액션이 절로 나왔다.
'오~~~~~~~~~~~~~~쉿'

덕분에 내가 KO됐다.


영순이는 명언을 많이 남긴다.

작년 12월 겨울에 결혼식장을 갔는데
영순이가 옷을 너무 얇게 입어서 잔소리를 했더니


'멋이 나를 죽여. 내가 나를 겨눠.'라고 했다.
분명 동사가 걸릴 정도였는데, 너무 웃겼다.

또 자기가 너무 반짝여서 까마귀들이 몰려 올 수도 있다고 했다. 라임을 조금 맞췄더니 랩이됐다.

'내 몸엔 반짝이. 몰려들어 까마귀.'

그날 뷔페 메뉴가 너무 맛있었는데
3접시를 비운 뒤 영순이가 말했다.

'내가 너무 부러워.'

3인칭으로 왓칭을 하는 놀라운 경지에 이르렀다.

한번은 영순이가 서운한 일이 있어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찾으려 했더니

'내가 다트야? 왜 맞추려고만 들어.'라고 했다.

그 뒤에도 펀치라인을 쏟아냈다.

'나 바라보는 척하면서 다른 태양 보지마.'
'왜 날 도넛으로 만들어. 속이 텅비게 해.'
'너무 허해 물음표를 먹은 기분이야.'

영순이의 멋이 나를 겨눈다. 죽여주게 좋다.

영순이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보석이라
환전하면 난 부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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