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 Oct 10. 2021

자전거 천국. 독일

보고 싶은 나의 자전거

인도 옆으로 자전거도로가 잘 보이도록 자전거 표시가 그려져 있다.

   독일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나는 아이들과 함께 마트를 가려고 인도를 걷고 있을 때였다. 우리 뒤에서 자전거 벨소리와 함께 어떤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자전거를 타고 오는 아저씨가 내게 뭐라고 하고는 쌩 하고 지나갔다. 나한테 왜 뭐라고 하는 거지?라고 생각을 했지만 아저씨가 쌩 하고 지나가고 나서야 내가 자전거도로를 걷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나도 자전거를 타봐서 알지만 앞에 사람이 있으면 부딪힐까 항상 조심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자전거 벨을 누르고 안전거리를 확보하게 된다.

  인도 위 자전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었던 우리는 독일 표지판을 알지 못하는 아시아인이 되어 버렸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부근 도로. 차선 중간으로 자전거 도로가 있다. 사람들은 당당히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그 일을 겪고 나서 보니 지나다니는 독일의 모든 도로에는 자전거 그림이 하얀색으로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도로 한가운데서도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빨간색으로 색칠이 되어 있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여름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 춘천에 자전거를 타러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이젠 나와 아이들의 자전거 실력이 많이 향상되어 남편이 가자고 제안을 했는데 자전거 도로가 정말 잘 되어 있어 감동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독일은 도로 한복판에 이렇게 자전거 도로가 되어 있다니 신기하기도 했다.

  역시 독일은 자전거의 나라였다.  나도 지금 자전거가 독일로 오고 있는 컨테이너에 실려 있어서 그렇지 지금 나에게 자전거가 있었다면 자전거도로에서 자유롭게 자전거를 타고 다녔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독일은 우리나라처럼 지하철표가 저렴하지 않아 사람들이 자전거를 더 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지난번 아이들과 지하철을 타러 갔을 때 독일의 대중교통 가격에 놀랐다. 한 번 표를 끊을 때 어른은 2.75 유로에  아이들은 1.55유로이다. 1유로가 동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더 싸 보이지만 원화로 바꿔보면 생각보다 비싼 돈이다. 왕복으로 오면 이 가격에 두배니 어디를 나가면 대중교통으로 지출이 큰 편이다. 그래서 독일에서 자전거는 날씨만 받쳐준다면 누구나 타고 다닐 수 있는 최고의 대중교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튼튼한 다리가 내게 있어준다면 환경도 살리고 두 바퀴로 어디든 갈 수 있는 최고의 대중교통인 것이다.  



  글을 쓰는 지금 한국에서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다녔던 추억들이 생생히 기억이 난다. 얼른 컨테이너에서 자전거가 나에게로 와 고요한 독일의 주말 아침 가족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다녀보고 싶다. 물론 장을 볼 때도 말이다.  사실 장을 보러 갈 때 자전거가 제일 그립다. 얼른 만나자. 자전거야.

매거진의 이전글 독일에서 다시 배우는 자전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