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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May 11. 2022

독일에서 먹는 김밥은 더 맛있다.

독일 마트에서 참치 통조림을 발견했다.

독일 마트에서 참치 통조림이 세일을 했다.

  나는 토요일에 동네에서 나눠주는 무료신문을 늘 갖고 온다. 그 안에는 다음 주 마트의 세일 전단지가 꽂혀 있을뿐더러 무료신문을 모아두면 사용할 곳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모아둔다. 세일 전단지가 꽂혀 있지 않는 마트의 할인 항목들은 앱을 통해서도 미리 찾아볼 수 있다.

   그날도 둘째랑 마트 전단지를 보며 다음 주에 뭐가 먹고 싶은지 동그라미를 치면 엄마가 학교 갔다 온 사이에 사 오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보고 있는데 참치 통조림이 세일을 한다고 나와 있었다. 생각해보니 독일에서 나는 참치 통조림을 사 본 적이 없었다. 나는 독일에 와서 참치 통조림을 사볼 생각을 안 했었다. 그렇다고 한국에서도 참치 통조림을 사오지도 않았다.

   둘째가 참치 통조림을 보더니 엄마가 싸준 참치 김밥이 너무 먹고 싶다고 했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토요일마다 김밥을 쌌었다. 새벽에 일어나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김밥을 싸서 한 줄씩 통에 담아두면 그렇게 뿌듯했었다. 김밥을 싸 두면 가족들이 일어나 맛있게 김밥을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거 같다. 김밥을 10줄 싸 두면 아침도 먹고 점심에 떡볶이나 국물 요리를 해도 적셔 먹을 수 있으니 한 번 싸 두면 2끼는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다.     

   한국은 김밥 재료를 김과 함께 세트로도 팔고 거기에 당근이나 오이, 계란, 어묵 등만 채 썰어서 넣으면 되기 때문에 김밥 싸기가 편했다. 독일에서는 깻잎은 없고 한국과 같은 햄은 없지만 비슷한 소시지를 잘라서 넣으면 되니 한인마트에서 김만 사두면 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오늘은 학교 갔다 오면 참치김밥이 짠하고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나는 한 끼만 먹기 위해 5장씩 들어있는 김밥김을 샀다. 김이 남으면 눅눅해지기 때문에 알맞게 준비하는 게 낫다.



  나는 김밥 재료 준비를 하며 나도 기분이 좋았다. 한국에서는 한국 가수 노래를 들으며 재료를 손질했다면 여기선 좋아하게 된 독일 가수 노래를 들으며 김밥 재료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깻잎 씨를 심었는데 아직 싹이 안나 깻잎 대신 녹색을 표현하기 위해 샐러드 채소를 사서 준비하고 김밥햄이 없어 소시지를 삶아 두툼하게 잘라 준비했다. 오이도 소금에 절이고 둘째가 그렇게 좋아하던 참치도 마요네즈 조금에 후추를 넣어서 만들어놨다. 방금 한 따끈한 밥에 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열심히 섞었다. 집안 곳곳에 참기름 냄새가 퍼졌다. 오랜만에 김밥을 쌌어도 김밥이 터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았던 거 같다. 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오기 전에 열심히 김밥을 싸고 김밥을 잘라 남 편 것과 아이들 것을 따로 담아 도시락처럼 담아 두었다.

김밥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오자 마자 맛있는 참기름 냄새가 난다며 김밥을 했냐며 손을 닦고 얼른 식탁에 앉아 김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역시 엄마 김밥은 맛있다며 이제는 독일 마트에 참치가 있는 거 알았으니까 김밥을 자주 싸 달라고 해서 알았다고 대답을 해줬다. 남편도 오랜만에 먹는 김밥이 맛있었는지 잘 먹었다. 나도 오랜만에 싸 먹는 김밥이 맛있었다.

  나는 왜 그동안 독일 마트를 다니며 참치 통조림이 있을 거란 생각을 안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진작에 찾았다면 가족들을 위해 더 빨리 김밥을 싸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찾았으니 이젠 참치김밥을 자주 해줄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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