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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볼 올챙이는 독일에서 다 봤다

다름슈타트 Internationaler Waldkunstpfad 방문

by su

지난 주말 남편이 나와 아이들에게 숲 속에 있는 현대미술관이 있는데 한 번 가볼까? 하는 제안을 했다.

우리가 갈 곳은 다름 슈타드의 Internationaler Waldkunstpfad였는데 한국어로 번역하면 국제 산림 예술 오솔길이다. 지도를 검색하니 우리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면 2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나와 있어 우리는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아이들과 산책을 하며 이야기도 하며 자연 속에서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볼 수 도 있다고 하니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Internationaler Waldkunstpfad (국제 산림 예술 오솔길)에 도착을 하니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도 있고 차를 타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주차장이 규격화되어 있지 않았다. 흙에 사람들이 대고 들어가길래 나는 차에서 내리는 독일 아저씨에게 가서 여기 주차해도 되냐고 묻자 된다고 했다. 모르면 무조건 물어봐야 한다.

우리는 차를 세우고 야외에서 나오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기 시작했다. 세상과 단절된 채 고요한 세상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지나가는 독일 사람들에게 Hallo, Guten Tag. 등 인사도 했다. 열심히 걸으면 작품이 하나 나오고 또 걸으면 작품이 나왔다. 오솔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오는 독일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가 우리 집에서 가까웠으면 자전거를 타고 와도 좋은 추억이 되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나도 모르게 자전거에 진심이 되어버렸다.

길을 가다 보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여기에 사용된 나무들의 종류에 대해 전시를 해두었다. 나무 박물관이다.

아이들과 한참을 걷다 보니 우리 앞에 큰 연못이 나타났다. 연못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큰 펜스로 막아놨다. 연못 안에 뭐가 있나 보니 중간에 검은 띠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게 뭐지 했는데 세상에 올챙이 떼였다. 나는 살면서 이런 올챙이 떼는 본 적이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개구리를 본 적이 내가 10살 때가 마지막이었던 거 같다. 개구리를 본 적도 옛날이니 올챙이를 이렇게 많이 본 적은 없었다.

우리 아이들도 그동안 영상에서만 올챙이를 봤지 이렇게 눈앞에서 올챙이를 직접 올챙이를 볼 지 몰랐단다. 그러니 너무 신기하다고 했다. 아이들은 한참을 올챙이 떼를 보며 귀엽다며 감격을 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올여름 이 연못은 개구리들의 합창소리가 장관을 이룰 거 같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나는 아이들에게 엄마는 평생 볼 올챙이를 독일에 와서 다 봤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올챙이 떼가 열심히 수영을 하고 있다. 개구리로 잘 자랐으면 좋겠다.

나는 올여름에 가족들과 함께 Internationaler Waldkunstpfad (국제 산림 예술 오솔길)에 한 번 더 오고 싶다. 그때가 되면 개구리들의 합창소리가 이 연못에서 많이 들릴 거 같다. 꽤 시끄럽겠지만 말이다.

이 많은 올챙이들이 개구리로 잘 자라길 바라본다. 작가들의 작품도 보고 생각지 않았던 올챙이 떼도 보게 되어 내 기분이 너무 따뜻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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