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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May 30. 2022

독일에서 단톡방에 초대되었다

나에게 소속감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5월 마지막 주 월요일. 오늘 드디어 기다리던 독일어 수업이 시작되는 날이다. 독일어 능력시험을 보고 학원 면접까지 1달, 수업 시작까지 1달 걸리고 해서 2달을 집에서 있다 오늘이 학원을 가는 날이었다. 시험 볼 때보다 더 긴장되고 떨렸다. 그리고 기대도 되었다. 수업을 들으면 독일어를 잘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제일 컸던 거 같다.

  학원 전광판에 있는 교실 번호를 보고 찾아갔더니 많은 사람들이 교실 앞에 있었다. 제일 긴장되는 순간이다. A1때부터 같이 수업을 들었던 수강생들끼리는 굉장히 친한 거 같았다. 독일어로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부러웠다.    

  안경을 낀 우리 반 독일어 선생님이 열쇠로 문을 열어주자 나와 다른 수강생들은 들어갔다. ㄷ자로 교실 책상은 되어 있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한국인은 없었다. 인도와 터키에서 온 수강생들이 많았다. 스스로 괜찮다를 머릿속에 생각하며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주문처럼 외쳤다.



  그렇게 수업이 시작되었다. 다른 수강생들은 나보다 독일어로 말을 너무 잘하는 거 같았다. 둘씩 짝을 지어 대화를 하고 그 내용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소개를 하는 시간이 많았다. 독일어 강사가 독일어로 설명을 하는 것은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다. 6월 6일 날 쉬는데 왜 쉬는 날인지 설명하는데 그걸 알아듣고 있다니 너무 나 자신에게 고마웠다. 총 16명이 수업을 듣는데 나를 포함해 3명이 새로운 수강생이었다.   

  독일어 기초는 알아도 바로 말이 잘 안 나오고 첫날이라 그런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어찌 시간이 1시간 30분이 흘러 쉬는 시간이 되었다. 나랑 대화를 계속한 내 옆의 수강생은 나에게 정보를 주려고 계속 노력하는 거 같았다. 그러더니 A2 이 수업 듣는 학생들의 단톡방이라면서 서로 그날 수업에서 배운 거 정보도 알려주는 방이라고 Whatsapp으로 초대를 했다.  Whatsapp은 둘째의 외국인 친구 엄마랑 대화를 할 때 사용하거나 버스회사와 문자를 보낼 때만 사용해봤었다.  이렇게 단톡방이 생길지는 생각도 못했다.  

  오늘 그렇게 난 난생처음 외국인 친구(?)들의 대화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는 독일에 와서 소속감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그냥 좋았다. 외국인 친구들이 쓰는 이모티콘도 우리나라 친구들이 쓰는 이모티콘이랑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또 오른쪽 옆에는 터키 친구였는데 나랑 나이가 비슷했다. 계속 독일어로 물어보고 대화를 시도해서 독일어로 대화를 했다. 독일어가 술술 안 나와도 독일어로만 말을 해야 하니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못하는 독일어지만 노력을 해서 대화를 해 이 집단에 들어가려고 하는 나의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생각보다 재밌었다. 말을 하면서 순간 든 생각은 집에 가서 질문할 것들을 좀 외워야겠다 싶었다. 그래야 옆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좀 더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언어는 문제집으로만 봐서는 실력이 안 는다. 역시 사람들과 대화를 해야 뭐든 알아듣게 되는 거 같다.   

  


  그렇게 독일어 수업 첫날 3시간의 수업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리고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단톡방에 초대된 것도 좋았는데 수업이 끝나고 역 주변에서 장을 보고 가는데 같은 학원 수강생을 만났다. 나는 너무 반가웠다. 독일어로 인사를 하고 반갑다고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 나만 느끼는 소속감인지 모르지만 같이 독일어 수업을 듣고 길가다 독일어로 인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에 그냥 좋았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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