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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Jun 23. 2022

독일에서 나에게도 외국인 친구가 생겼다.

  나는 요즘 독일어 학원을 다니며 독일의 삶에서 활력을 얻고 있다. 학원을 처음 갔을 땐 독일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있었는데 매일 가서 외국인 친구들 얼굴을 보고 같이 수업을 들으니 이제 좀 친근해진 거 같다.

  보통 아시아인의 경우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존칭을 쓰는데 독일어 선생님이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끼리는 발말 "duzen"을 사용하라고 해서 그 부분이 제일 어려웠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들도 있는데 이름을 부르며 친구처럼 말하는 부분이 어려웠던 거 같다.

  독일어는 상대방을 높여서 말하는 'siezen'과 친한 친구들끼리 말하는 'duzen'이 있는데 처음 본 사람들에게 'duzen'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나는 조금 낯설었다가 이제 적응이 되었다.

  우리 수업에서는 독일어 선생님한테도 그냥 이름을 부른다. 학원 친구들은 선생님 이름도 잘 부르며 물어보는데 나는 이름을 부르고 물어보는 것도 2주가 지나서야 적응이 되었다.



   내가 다니는 독일어 학원의 경우 독일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는 외국인 친구들도 꽤 있는 편이라서 수업에 굉장히 적극적이다. 내가 소리를 작게 이야기하면 옆에서 크게 시도해봐.라고 이야기도 해주고 발음이 틀리면 옆에서 열심히 알려준다. 나는 아직 다른 외국인 친구들처럼 표정이 잘 안 나온다. 연습이 많이 필요한 거 같다.

  

  그러다 어느 날 열심히 1시간 30분 수업을 하고 10분 정도 쉬는 시간에 자리에 앉아 있는데 한 외국인 친구가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쉬는 시간에 제일 떨린다. 쉬는 시간에는 외국인 친구들끼리 대화를 하는데 내가 그 대화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나도 다가가 시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외국인 친구가 나한테 다가오더니 나보고 피부가 좋다고 무슨 화장품을 쓰냐고 물어보는 게 아닌가? 나는 처음에 너 화장품 있니라고 알아듣고 지금은 핸드크림이 있다고 했더니 그거 말고 무슨 화장품 쓰냐고 해서 하나만 바른다고 상표를 알려주고 독일 마트에도 판다고 알려주었다. 우리 학원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도 판다고 사진까지 찾아 알려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전화번호도 주고받았다.

  독일어 학원 친구들의 단톡방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번호를 주고받은 건 이 친구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날 수업이 끝나고 그 친구에게서 오늘 반가웠다고 연락이 왔다. 나도 반가웠다고 이야기를 하고 좋은 하루 보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 뒷날은 그 친구가 쉬는 시간에 나에게 사과를 2조각 주었다. 나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집에 가서 오늘 네가 준 사과 맛있었다고 답문을 보냈다. 열심히 독일어로 문자를 쓰고 문법이 잘 맞았는지 한 번 더 확인을 하고 보냈다. 그 친구는 연락을 줘서 고맙다고 답을 줬다.

  수업 내용이 어려운 날은 그 친구가 너는 오늘 수업 이해했니?라고 물어봤다. 나는 이해는 했는데 더 공부를 해야 할 거 같다고 답을 보냈다. 물론 한국어처럼 빠르게 문자를 보내지는 못하지만 생각보다 독일어로 문자를 보내는 것이 재밌었다.


  이제 독일어 수업도 4주 차에 접어들었다. 독일어로 독일어 수업을 들으니 처음엔 적응이 필요했는데 이젠 독일어를 듣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졌다. 그리고 독일어를 배우고 있으니 독일어 찬송가나 독일 가수 노래들을 들으며 독일에 대해 많이 알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빨리 실력이 늘어 외국인 친구들과 더 말을 많이 해보고 싶다. 나이 들어 배우는 외국어가 이렇게 재밌을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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