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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Jul 07. 2022

독일에서 나는 폭우만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독일의 자전거 거치대

  독일에 오고 나에게 자전거는 없어서는 안 될 단짝이 되어버렸다. 자전거를 30대 후반에 배워 그동안 타지 못했던 세월을 보상하듯 나는 독일에 와서 매일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처음 독일에 와서는 자전거 도로를 타고 다니다 보면 옆에서 쌩쌩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며 많이 무서워했지만 워낙에 나 말고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독일인이 많다 보니 차들이 서행을 하며 뒤에서 달려준다.


  최근 독일어 수업을 하는데 독일어 교재 5과에서 운송수단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있었다. 독일에서 자전거 도로가 생겨난 이유 등에 대한 지문을 읽으며 독일어 선생님이 독일은 환경을 위해서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며 자전거 도로가 아주 잘 되어 있다며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건강에도 좋다며 이야기를 하시다 항상 내가 자전거 헬멧을 쓰고 다니는 것을 보신 선생님은 우리 반에서는 내가 자전거를 탄다면서 독일에 자전거 도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을 하셨다. 나는 독일의 자전거 도로는 너무 좋고 안전하다. 자전거를 타고 주말에는 가족과 2시간 이상을 탄다고도 이야기를 했었다.

  한 번 자전거 타는 재미에 빠지니 장을 볼 때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병원을 갈 때도 S-Bahn 보다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비록 자동차 운전은 못하지만 지도를 보며 자전거 운전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자전거가 나의 주요 운송수단이 되다 보니 비가 오는 날 자전거를 타는 것이 문제였다. 독일은 비가 자주 온다. 폭우 보단 가랑비처럼 오는데 우산을 써도 되지만 독일 사람들은 우산을 잘 안 쓰고 다니다 보니 나도 이젠 폭우가 아니면 우산을 쓰지 않고 모자를 쓰고 다닌다. 그러나 나는 한국에서는 항상 비가 올 거 같은 날씨면 미리 확인하고 3단 우산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 준비성으로 무장되어 있었다. 비 맞는 것이 싫었다. 그러나 독일에 와서는 폭우만 아니면 웬만해선 모자를 선택하고 있다.


  최근에 자전거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날씨 정보에 비가 온다고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폭우가 아니니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비가 와도 자전거가 비에 맞지 않게 세워둘 수 있는 거치대가 있기 때문에 폭우만 아니면 부담 없이 자전거를 타고 나갈 수 있다.

  독일에 와서 나는 자전거를 타는 기술이 늘면서 이젠 걸어 다닌 것보다 시간도 단축되고 학원을 마치고 장을 잔뜩 봐서 실고 올 때도 어깨와 허리가 아프지가 않기 때문에 자전거를 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독일은 자전거를 세우는 거치대가 거리에 워낙에 많고 너무 잘 되어 있다 보니 잠금장치만 잘 걸어두면 주차를 하기가 편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차요금이 비싼 독일에서 자전거는 주차 요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비가 와도 자전거에 비를 맞지 않게 잘 설치가 되어 있다 보니 외국인이 나도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다. 그리고 소정의 돈을 지불하고 박스 안에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다. 물론 나는 천장이 있는 거치대에 무료로 자전거를 주차한다. 내 차는 없지만 자전거를 세우고 잠금장치를 하고 나오면 세상 뿌듯하다.

  나는 4년 동안 갈고 닦은 자전거 실력으로 한국에 돌아가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보고 싶다.

비가 와도 자전거가 비에 맞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소정의 돈을 지불하면 자전거를 안의 박스에 보관할 수도 있다.
날이 좋은 날은 이렇게 밖에다 잠금장치를 해서 세워둔다.  수업을 하다 쉬는 시간에 나의 자전거가 잘 있나 확인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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