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비둘기도 하루 코스로 여름휴가를 다녀온다.

나는 매일 비둘기를 확인한다.

by su

아침마다 나는 하루 일과 시작을 잔디에 물을 주며 시작한다. 내가 잔디에 물을 열심히 주는 이유는 뜨거운 독일 햇볕에 잔디가 말라버릴까 봐 두려운 마음으로 습관이 되었다. 하루에 물 2번 주는 것은 나의 하루에 해야 할 하나의 과제인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항상 나무에 비둘기가 잘 있나 보고 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에 둥지에 비둘기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비둘기가 둥지를 떠났나? 왜 떠났지? 있을 때는 그렇게 신경이 쓰이다가 또 없으니 새끼랑 날아갔나 싶었다.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 매일 보던 비둘기니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나 보다. 그래도 새 똥 치우는 것과 깃털 치우는 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비둘기 둥지가 비어있었다.

그렇게 비둘기가 둥지를 떠나고 아이들과 비둘기가 갔다며 서운하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아침 일찍 나가봐도 둥지에 비둘기가 없는 걸 보니 정말 떠났나 보라고 아이들을 깨우면서 이야기를 했었다. 아이들도 막상 매일 보던 비둘기가 없으니 서운하다고 했다.

그랬던 비둘기가 아침이 조금 지나니 다시 날아왔다. 비둘기에게는 새끼가 2마리가 있었다. 큰 애의 이야기다. 큰 애는 자기가 잔디에서 둘째랑 줄넘기를 하는데 비둘기가 새끼와 날아와서 나무에 앉는 건 봤는데 둥지에는 없다며 나에게 나와보라고 했다. 나보고 어디 있는지 찾아봐달라고 했다. 내가 봐도 둥지에는 없었다. 나무에 있는데 왜 둥지에 안 왔지? 하며 큰 애에게 옆집 비둘기였던 거 아닐까?라고 말했었다.

그러다 조금 있으니 큰 애의 말이 맞았다. 비둘기가 새끼와 함께 자기 둥지에 앉았다. 둥지 안에 새끼를 안전하게 두려고 여러 번 몸짓을 하길래 얼른 동영상을 찍어보려 했다. 역시나 실패다. 그래도 비둘기가 둥지에 앉는 모습은 찍었다. 새끼를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엄마 비둘기의 모습이다.

비둘기가 날아와 둥지에 앉았다.

나는 아이들에게 비둘기도 하루 코스로 여행을 다녀왔나 보라고 이야기를 했다. 새끼 비둘기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러 다녀왔나 보라고 이야기를 하며 비둘기 둥지에 비둘기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보기는 좋다고 이야기를 했다.

한 번도 새는 키워본 적이 없다. 그러나 독일에 와서 나는 비둘기를 키우지는 않는데 키우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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