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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Sep 02. 2022

너는 영어를 배웠는데 왜 영어를 못하니..

독일어 학원에서 영어를 못하는 지 변명을 하고 있다. 


 나도 독일어 초보인데 누구를 가르치고 있다.


  나는 독일어 수업이 있기 전 예습을 해간다. 그리고 학원을 갔다 와서 복습도 해야 한다. 그 외에 유튜브 채널에서 독일어 영상을 보거나 한국에서 사 온 단어장을 보고 외워야 한다. 다음 달이면 독일어 B1 단계를 들어가기 때문에 수업 진도가 빠르다. 에습을 해가야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를 재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수업 시간에 귀를 쫑긋 세우고 수업을 들으며 심지어 핸드폰도 무음으로 해둔다.

  그러나 지난번에 나에게 같이 옆에 앉자고 했던 외국인 친구가 요즘 들어 부쩍 계속 나에게 질문을 한다. 선생님이 뭐라고 하느냐, 너무 어렵다. 모르겠다 등 영어로 번역기를 틀어서 단어를 알려달라고 해서 처음에는 해줬다가 선생님이 우리에게 조용히 하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 이후 나는 쉬는 시간에 알려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최근에 계속 물어봐서 대답을 해주다 몇 페이지를 하는지 못 들을 때도 있었다. 계속 이런 상황이 되다 보니 내 성격상 굉장히 스트레스였다.

  나는 심지어 그 친구 때문에 내가 앉던 자리에서 그 친구 옆자리로 가며 자리도 바꿨다.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었지만 그냥 참고 수업을 들었다. 다 외국인이다 보니 한국인은 특히 나밖에 없으니 항상 밝은 미소와 친절하며 열심히 수업을 듣는다.

  나도 독일어를 유창하게 말하지 못하지만 그 친구는 영어와 독일어를 같이 섞어서 사용한다. 이제 와서 고백하자면 독일어 단어를 많이 몰라 나에게 맨날 물어봐서 너무 힘들었다.

 

    


   

너는 영어를 배웠는데 왜 영어를 못하니.  

   그러다 오늘 쉬는 시간에 갑자기 그 친구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나에게 그 친구는 너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냐며 영어와 독일어를 섞어가며 이야기했다. 나는 당연히 한국에서 영어를 배웠다고 했다. 근데 너는 왜 영어를 못하냐며 갑자기 훅 들어왔다. 순간 나는 잘못 알아들었나 싶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질문이 정말 영어를 배웠는데 왜 영어를 못하냐는 것이었다.  

  다시 그 친구는 나에게 학교에서 배웠는데 왜 영어를 못하냐고 물어봐서 나는 한국에서 한국어로 일을 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국인은 한국어를 쓴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럼 한국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냐라고 하길래 당연하다고 했다. 근데 왜 너는 못하냐고 또 묻길래 순간 나는 이건 아니다 싶어 최대한 딱딱한 목소리로 나는 대학까지 영어를 배웠고 졸업하고 한국어로 일을 했기 때문에 영어를 잊어버렸다.라고 독일어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내 남편은 영어를 한다.라고 까지 안 해도 될 말까지 했다. 말을 하면서 이런 변명을 왜 이 친구에게 해야 하나 싶었다.

  그리고 나는 그 친구에게 또박또박 독일어로 이야기를 했다. 나는 독일에 지금 살고 있고 여긴 독일이며 나는 독일어를 잘하고 싶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사람들이 독일어를 쓴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여기는 독일어 학원이니 우리는 독일어로 대화를 해야 한다. 까지 이야기를 했다. 마지막으로 영어로 말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너의 말을 이해는 한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러한 변명을 내가 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에 대해 그 친구에게 상세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 나중에서야 나에게 미안하다고 그 친구가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이미 내 너무 기분이 너무 나빠진 상태였다. 그 친구에게 더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그리고 다시 수업시간이 되고 나니 또 그 친구는 아무렇지 않게 계속 나에게 지금 몇 페이지라고 했냐, 답이 뭐냐 등 물어봤지만 이번에는 일일이 대답을 안 해줬다. 나도 선생님 수업을 들어야 이해를 하니 설명을 하는 것에 대답을 해야 했다.

  



지금은 독일어를 정말 잘하고 싶다.

   

 오늘 아침에 독일인 버스 기사님과 대화를 했다. 아이들이 오늘은 몇 시에 버스를 타야 하는지 이야기를 하고 그 기사님에게 다음 달에는 독일어 B1를 들어간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 기사님이 나에게 나는 한국어를 모르는데 너는 참 멋지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기사님이 독일어는 어렵다며 나에게 어렵지 않냐고 해서 나는 어렵지만 재밌다고 이야기를 했다.

  요즘 한국에서 주문한 독일어 회화책을 받아 열심히 듣고 있다. 독일어 학원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은 욕심에 말이다.

  누구나 영어를 잘하고 싶다. 나도 그렇다. 그러나 지금은 독일에 있으니 독일 사회에서 우선 말을 하고 알아들어야 하고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할 수 있어야 하니 지금은 독일어에 최선을 다해볼 것이다.

  지금은 독일어를 정말 잘하고 싶은 욕심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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