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사는 많은 한국 남자들에 고민은 머리를 자르는 일일 것이다. 독일에서 머리를 자르는 비용은 정말 비싸다. 일반 독일 이발소를 가도 30유로 수준이고, 흔한 터키식 이발소를 가도 20유로, 한국 이발소도 몇 군데 있지만 30~40유로이다. 환율이 비싼 이 시기에 5만 원 이상을 주고 머리는 자르는 건 정말 아깝게 느껴진다. 특히 우리 남편처럼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비교적 짧은 머리를 유지하기에 단정한 옆머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3주에 한 번은 미용실에 가야 한다. 사실 3주도 길다. 2주만 지나도 몇몇 머리가 옆으로 서서 귀에 닿아있다. 보기만 해도 뽑아버리고 싶다.
독일에서 가장 싼 곳은 인도식 이발소다. 비교적 외딴곳에 위치해있는데 싸게는 5유로에 커트가 가능하지만 남편은 도전을 거부한다. 쉽지 않다.
남편의 머리 부심을 찾아가는 과정
우리 가족이 여기 온 지도 벌써 3주 정도가 지났다. 이미 남편의 옆머리는 귀를 찌르고 있었다. 평소 자기 머리를 잘 자르는 남편은 한국에서도 한 달에 2번은 본인이 자르고 한번 이발소를 가곤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이발 기기, 숱가위, 이발 가위 등 꽤 도구도 많다.
옆머리는 어떻게 본인이 자른다지만 문제는 뒷머리였다. 한 달 뒤 남편은 항상 맥가이버가 되어있었다. 음.. 너무 고전 인물이니 김병지의 꽁지머리로 해야겠다.. 아.. 그것도 그의 2002년 스타일이니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스타일이다. 남편은 나에게 이발 기기를 맡겼다. 역시 기계는 정확하고 날카로웠다. 올라가는 족족 기계 자국이 남았다. 남편이 한숨으로 시작하여 눈을 감기 시작했다. 눈물이 나는지 흐느끼고 있었다. 1번 사진처럼 되는 순간 그는 더 이상 여기서 살 자신이 없다고 했다. 급하게 유2브를 틀었다. 다양한 방송에서 남자 머리 자르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따라 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드디어 2번 사진까지 왔다. 남편이 희망을 찾았다. 포기하지 않았다. 조금씩 조금씩 자신 있는 스냅으로 더 올려쳤다. 드디어 3번까지 도착했다. 남편이 스톱을 외쳤다. 여기까지 하자. 이 정도면 회사는 간다... 나는 눈물이 났다. 약간 삐뚤어졌지만 관심 갖지 않는다면 아무도 모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