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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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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Sep 07. 2022

독일 마트에서 독일 할머니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받았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마트 바닥에 1유로가 떨어졌다. 


  학원을 가기 전 나는 마트에서 음료수를 하나 사려고 들어갔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우리 집 마트는 아침이 되면 커피를 사거나 빵을 사는 독일인들을 비롯하여 많은 외국인들이 계산을 하려고 줄을 서있다. 물론 나도 외국인에 속한다. 

  오늘따라 계산을 하려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내 앞에 7명이 계산을 하려고 서있었다. 그러다 내 앞에, 앞에, 앞에 서있는 독일인 할머니가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다 1유로를 떨어트렸다. 근데 뒤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못 봤는지 가만히 있었다. 나도 가만히 있을까 했었다. 괜히 잘못 이야기해서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 싶었다. 근데 유로로 1 유로면 지금 환율로 1,373원이다. 독일은 2유로까지가 동전으로 되어 있다. 동전이라고 원화처럼 100원, 200원이 아니라 1유로이면 1,373 원이고 2유로이면 2,745원이다. 적은 돈이 아니다. 

  나는 독일 할머니에게 동전이 떨어졌다고 말을 하기 위해 앞으로 갔다. 순간이었지만 siezen(존칭을 쓰다)으로 사용을 해야 할지 duzen(너라고 부르다)할지 해당 동사도 선택했다. 처음 본 분이라 siezen(존칭을 쓰다)을 쓰기로 했다. 독일어는 siezen이나 duzen이냐에 따라 동사의 모양도 바뀐다. 나 같은 독일어 초보는 생각을 하고 말을 해야 한다. 떨어졌다와 동전은 독일어로 알고 있으니 가서 말만 하면 된다.

  나는 뒤에서 할머니에게 Entschuldigung.(실례합니다.)을 이야기하고 당신의 동전이 떨어졌다고 이야기를 했다. 순간 계산을 하려는 줄 서있는 사람들이 나를 다 쳐다봤다. 할머니는 고맙다고 동전을 주으면서 이야기를 하시고 또 계산을 하고 나가면서도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막상 말을 할 때는 떨렸지만 말을 하고 내 계산할 자리로 돌아오는데 기분이 좋았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내가 처음 독일에 와서 독일 마트가 적응이 안 되었을 때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등 몰라서 독일 사람들에게 번역기를 켜가며 물어봤었다. 그때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고 도와준 할머니도 있었고 독일 아주머니도 있었다. 

  그러다 오늘 처음으로 내가 누군가에게 독일에서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문법도 중요하지만 딱딱하고 어눌한 외국인 발음이지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중요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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