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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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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Sep 08. 2022

한국인이지만 터키 마트에 갑니다.  

도전은 늘 현재진행형이어야 한다. 

학원에서 병아리 콩을 발견했다. 
 

  독일어 학원 쉬는 시간에 친구들 중에서 빵을 먹는 친구들도 있고 과일을 먹는 친구들도 있다. 가끔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 친구들도 있는데 오늘 나는 병아리 콩을 먹는 친구를 발견했다. 보아하니 병아리 콩을 아몬드와 볶아서 갖고 온 거 같았다. 나는 그 친구에게 갔다. 나는 독일 마트에서 콩을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콩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니 인디아 마트에 있다고 했다. 비싸냐고 물어보자 1kg에 3유로, 4유로 정도 한다고 했다. 그 친구는 나에게 너는 채식주의자냐? 라고 물어봤다. 나는 채식주의자는 아니고 고기를 먹는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 콩은 우리 둘째 딸이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인디아 마트는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 우리 역 부근에 있다고 했다. 그 친구가 어디인지 알려주니 대략 어디 있는지 알 거 같았다. 도대체 우리 동네는 없는 마트가 없다. 살면 살수록 나날이 동네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고 있다. 





  도전은 진행형이어야 한다. 


  나는 독일에 오고 처음에 콩이 우리 동네 독일 마트에 없어서 찾다가 포기하고 현미와 쌀만 섞어서 밥을 해줬다. 그리고 그냥 익숙하게 현미쌀밥만 먹었다. 처음에는 무슨 열정이었는지 터키 마트, 중국 마트, 한인마트 등에서 쌀 가격을 비교하고 상태를 확인하고 쌀을 구입하고 했었다. 둘째가 콩을 좋아하는데 이걸 이제야 알았다니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선 콩을 불려서 냉동실에 얼려 밥을 할 때마다 넣어서 먹었었는데 이걸 독일에서 1년이 다 돼가는 지금에서야 발견하다니 내가 한심스러웠다. 

  이젠 무조건 현미쌀밥에 병아리콩이다. 나는 그 친구에게 너무 고맙다고 너 때문에 어디서 팔았는지 알았다며 다시 한번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다. 

  학원을 마치고 바로 인디아마트를 갈까 하다 오늘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자전거를 안 타고 학원을 왔더니 장바구니도 없고 책가방도 무거워 내일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 장바구니를 챙겨 오기로 하고 집으로 가기로 했다.  

   내가 학원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길에 만나는 터키 마트는 2군데나 있는데 나는 혹시 모르니 첫 번째 만나는 터키 마트에 먼저 들어가봤다. 점원에게 콩이 있냐고 묻자 점원이 콩이 있는 코너를 나에게 알려줬다. 정말 병아리 콩이 있었다. 기쁜 마음에 하나를 들었다. 그리고 계산을 하니 1kg에 4,69유로였다. 먹고 맛있으면 다른 콩도 도전해볼 것이다. 

우리 동네 터키마트 




이젠 현미쌀밥에 병아리콩이다. 

  집에 오자마자 나는 콩을 씻어 물에 불러놨다. 그리고 콩이 불려지면 냉동실에 얼려놓을 것이다. 

당장 오늘 저녁부터 가족들을 위해 병아리 콩이 들어간 밥을 해줄 수 있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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