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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Nov 23. 2022

독일 마트 부추 들어오는 날

마트를 돌며 부추를 모아 부추김치를 담근다.


   독일에 와서 부추김치가 생각나는 아이들

  2주 전 내가 자주 가는 독일 마트에서 부추를 발견했다. 독일에 와서 처음엔 이게 뭔가 하고 맨날 찾아보고 샀는데 이제 독일에서 13개월 살았다고 필요한 것이 있는 코너에 가서 물건을 집게 된다. 그러다 나는 채소코너에서 우연히 부추를 발견하고 얼른 집었다. 너무 반가웠다. 아이들이 며칠 전부터 배추김치를 먹다가 갑자기 부추김치를 먹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독일에 부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단어사전에서 부추를 독일어로 검색해봤다. 독일어로 부추는 Schnittlauch이었는데 기억을 해 둔게 마트에서 눈에 보였던 것이다.

  나는 독일에 와서 갑자기 부추김치가 먹고 싶은 아이들을 보며 우리가 한국에서 부추를 자주 먹었었나 생각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배추김치에도 들어갔었고 배추김치나 깍두기처럼은 아니지만 자주 먹었던 거 김치였다.



나는 부추를 모으기 시작했다.

  독일은 한국처럼 김치를 담그지 않으니 독일 마트에 부추도 많이 갖다 두지 않는다. 2주 전 25g짜리 6개를 사서 김치를 담가더니 양도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먹었었다. 이렇게 나는 아이들이 부추를 좋아하는지 몰랐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시 다시 부추를 사러 가려고 보니 부추가 없었다. 이렇게 독일 마트에서 부추가 귀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내가 가는 마트가 규모가 작아서 그런가 하고 다른 마트를 갔더니 거기에는 3개가 남아 있었다. 아침에 갔는데 부추가 없다니 나는 우선 3개를 사서 냉장고에 모아 두었다.

  그리고 내가 자주 가는 마트에 가서 부추가 없어 부추는 언제 오냐고 하자 점원은 모른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시 마트를 방문했는데 부추가 들어와 있었다. 독일은 부추를 25g짜리로 비닐포장을 해서 판다. 좀 넉넉히 해서 팔아주면 좋으련만 그래도 이게 있는 게 어디냐 하고 얼른 집었다. 이날 고맙게도 부추가 6개나 있었다.

독일 마트에  부추가 들어와 있었다. 너무 반갑다.




 부추김치에 부추전까지  
부추를 모았다.

  25g짜리 부추를 9개를 모으니 양이 꽤 되었다. 나는 너무 흐뭇했다. 부추를 깨끗이 씻고 요즘 설탕을 잘 안 넣어 요리를 하다 보니 김치에도 사과랑 배를 많이 갈아서 넣어 김치 양념을 만들었다. 배추김치처럼 오랜 시간 절이지 않아도 되니 부추김치는 생각보다 쉽다. 문제는 자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탕을 안 넣어도 배와 사과를 많이 갈아서 하니 단맛이 맛있게 나는 양념장이 만들어졌다. 이왕 한 김에 부추김치에 남은 부추에 해물을 넣어서 부추전도 만들어놨다.

부추전도 바삭하게 맛있게 완성되었다.



이왕 칼을 뺀 김에 무쌈과 치킨무도 하자

  나는 이날 무까지 사 와서 무쌈에 치킨무에 무생채에 양파절임까지 했다. 어느새 냉장고가 가득 채워졌다. 혼자 냉장고를 보며 흐뭇했다.



아이들 덕분에 독일에 와서 점점 할 수 있는 요리가 늘고 있다.

  부추를 모아 부추김치를 담갔다. 양은 적지만 독일마트에서 부추를 파니 얼마나 고마운 지 모른다. 독일에 와서 내가 가족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요리의 갯수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아이들 덕분에 독일에 와서 나의 요리 실력은 더욱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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