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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Jan 14. 2023

알고 보니 남편은 초밥 전문가였다.

  연어와 사랑에 빠진 큰 딸

    나는 큰 애가 독일에 오고 연어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처음 알았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다 보니 다양한 생선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었다면 독일에 오고 나서는 그럴 수가 없다. 내가 독일마트에서 제일 자주 보는 생선은 연어이다. 지난번 고등어를 팔길래 반가운 마음에 사서 먹었는데 모양은 고등어인데 맛은 연어맛이 났었다. 나에게도 아이들에게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독일에 오고 나서 큰 딸이 연어와 사랑에 빠졌다. 큰 딸은 밥과 연어를 먹을 때 혼자 가위로 잘라 이렇게 장식을 하고 먹는다. 보면 큰 딸도 음식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큰 딸이 직접 손질한 연어 



알고 보니 남편은 초밥 전문가였다. 


  큰 딸의 연어사랑이 이렇다 보니 남편이 주말에 큰 딸을 위한 연어 초밥을 만들어주겠다며 마트에서 두툼한 연어를 사 왔었다. 독일 마트에 초밥을 팔긴 하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다. 그러니 매번 사서 먹기도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남편은 사전에 초밥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는지 법 연어를 크기에 맞춰 회를 뜨듯이 잘 손질해 나갔다. 그러면서 찬물로 자기 손을 씻어가며 연어초밥을 뚝딱 만들기 시작했다. 밥 간도 어찌나 딱 맞게 했는지 한입 양으로 만들어 고추냉이까지 겸비한 연어초밥을 만들었다. 

 그리곤 연어를 구워서만 먹는 둘째를 위해 가락국수를 끓이고 연어초밥까지 만들어줬다. 

  이날 아이들과 나는 초밥 전문가인 남편 덕분에 신나게 연어초밥을 원 없이 먹고 연어비빔밥에 가락국수까지 먹었다. 마치 일식집에 온 거 같았다. 

  아이들은 아빠가 숨은 음식의 고수였다며 엄지 척을 해줬다. 

  남편은 그동안 주말에 떡볶이를 참 맛있게 만들어줬었는데 이제 초밥까지 이렇게 뚝딱 만드는 걸 보니 우리 집에 숨어있던 진정한 음식의 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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