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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Jan 03. 2023

새해부터 독일인 할아버지에게 칭찬을 들었다.

     쓰러진 전동 킥보드를 정리하시던 독일 할아버지


  오늘 아이들과 운동도 하고 장도 볼 겸 걸어서 동네 마트를 걸어가고 있었다. 걸어가던 우리 앞에 전동 킥보드를 타던 청년이 세우지 않고 쓰러뜨리고 가길래 이렇게 가도 되나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독일 할아버지가 쓰러진 전동킥보드를 세워서 가지런지 정리하셨다. 나는 아이들과 참 멋진 할아버지시다.라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나이 40에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나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며 손을 잡고 마트를 향해 계속 걸어갔고 그 할아버지가 우리 뒤에 걸어오고 계셨다. 그런데 뒤에서 누가 나에게 말을 거는 거 같았다. 처음에 나는 나에게 말을 거는지 몰랐는데 나에게 뭐라고 하시는 거 같아 걸음을 멈췄다. 

   나는 독일할아버지께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씀을 드리니 나보고 어려 보인다며 아이들과 학교를 가도 되겠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순간 나는 고맙다고 말씀을 드리고 내 나이가 40이며 큰 애의 나이와 둘째의 나이를 이야기를 해주니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가 젊어서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순간 새해 첫 마트 나들이부터 이런 칭찬을 듣다니 기분이 좋기도 하면서 너무 아이들처럼 하고 다니나 싶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젊어 보인다는 소리는 언제나 듣기가 좋은 거 같다. 

  그러면서 독일 할아버지는 나에게 어느 나라에게 왔냐고 물어보셔서 나는 한국에서 왔고 독일에 산 지 15개월 되었다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독일 할아버지는 나에게 한국은 산업이 발달한 나라라고 엄지를 치켜세우시더니 우리나라가 분단국가이다 보니 결국은 대화는 독일 통일까지 이야기가 나왔다. 많은 이야기를 나에게 하셨는데 다는 못 알아들었지만 다행히 대화의 내용은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독일 할아버지에게 최대한 아는 독일의 통일에 대한 지식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에 독일 통일의 연도인 1990년까지는 이야기를 했다. 독일에 살고 있으니 독일 통일 연도는 알고 있어야 누구와 이야기를 해도 알아들을 수 있을 거 같아 외워둔 게 오늘에서야 독일 할아버지와의 대화에서 사용되었다. 

   독일 할아버지와의 대화는 결국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까지 하고 헤어졌다. 

   인사를 하고 먼저 앞으로 향해 걸어가는 독일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나는 아이들에게 새해 초부터 독일 할아버지에게 젊어 보인다는 소리도 듣고 길거리에서 말을 걸어주는 사람도 있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알아들어서 좋다고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도 나에게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는데 엄마 표정이 좋아졌다며 한참을 이야기했다. 

  새해 초부터 독일인 할아버지에게 칭찬도 듣고 올해 새해는 출발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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