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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Nov 07. 2021

독일에서 처음 겪는 이웃 간의 갈등 1

조씨네 독일 입성기

독일 집은 월세라 뭔가 잘못되면 세입자 책임이다.  내가 열심히 닦고 청소를 해도 우리 집 벽이 윗집 이사로 벽이 망가졌다. 아....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하루 종일 집이 시끄러웠다. 매우 소란스럽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소리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임없이 들려왔다.

  나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 독일 집은 주택인데 한국으로 따지면 다가구주택이다. 내가 1층과 지하 1층을 사용하고 2층과 3층은 집주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세를 주었다.

 2층은 한 10평 정도 크기로 방 한 개에 거실, 화장실 하나씩인데 신혼부부가 살기는 괜찮은 크기이다.  그래서인지 가격은 저렴하다고 했다. 사실 나는 혹시나 살면서 갈등이 생길까 싶어서 아무도 안 들어오기를 간절히 바라왔다.

 


  다음날이 됐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으로 우리 가족이 다 모여있는 주말 시간에 벨이 울린다.

  '띵똥 띵똥' 순간에 나도 모르게 '누구세요~'가 나온다. 그렇다. 나는 벨이 울릴 때 뭐라고 말하는 건지 배운 적이 없다. 여하튼 반대쪽에서도 나의 질문이 이상했는지 애매한 대답 소리가 들린다..'애.... 엠... 마인.... 음.... 몰겐!!!' 그다음 뭐라고 길게 말을 했으나 역시나 나는  알아듣지 못하고 그냥 문을 열었다.

  벨소리의 주인공은 신혼부부의 느낌이 확 드는 젊은 20대의 금발 여자였다. 저 뒤편으로는 남편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짐을 올리고 있다. 분명 어제 새로 이사 온 세입자가 분명해 보였다.

 2층 새댁도 내가 동양인임을 보고 당황했는지, 영어로 언어를 바꾼다. 그러나 이게 영어인지 독어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여하튼 들리는 건 딱 두 단어이지만 신기하게 모든 내포된 의미가 전달이 되면서 우리는 소통했다....


 '쏘리' : 미끄러워서 미안했다.

 '땡큐': 이해해줘서 고맙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이에 나도 멋지게 화답했다.

 '오케이': 다 이해한다. 앞으로 잘살고, 잘 지내보자.


  이웃집 여자의 눈빛에는 내 오케이라는 대답의 의미가 잘 전달되었는지 갑자기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의 외국인 이웃 간의 소통은 여기까지다.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제 이웃집 간에도 잘 지낼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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