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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Nov 18. 2021

독일에서 불닭소스 한 방울의 의미

신비한 마법

  한국에서도 나는 매운 것을 좋아했다. 사실 그렇게 잘 먹는 것은 아니었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그렇게 매운 것이 당겼다. 나이가 들면서 살이 계속 쪄서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독일 오기 전 하루에 3만보씩 걸으며 운동을 하고 음식 칼로리를 줄여 몸무게를 빼면서도 가끔 맵고 맛있는 게 먹고 싶을 때는 불닭볶음면을 끓여먹었다. 물론 독일에 와서 다시 먹기 시작해서 체중계가 아직 오지 않아 재보진 않았지만 몸무게는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한국에서 체중계가 오면 그때부터 다시 재며 운동을 시작하련다. 아직 나를 아는 사람도 없고 외국에서 까지 와서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면서 힘들게 살고 싶진 않다.

  맛있으면 0칼로리라고 하지만 항상 살은 찐다. 그렇게 좋아하던 불닭볶음면이었는데 한국에서는 그냥 마트 가면 사 먹을 수 있는데 여기는 여러 가지 제약들이 있다.



먹으면 입에서 불이 나지만 정말 맛있다. 신비한 마법의 약이다.

 

  나는 한국에서 2개의 불닭소스를 갖고 왔다. 정말 아껴먹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독일에 왔으니 독일식으로 먹는 것에 적응하자고 하면서 동네서 아시아마트를 보고 신나 하고 터키 마트에서 청양고추를 발견하고 자주 사러 가는 나를 보며 아이들에게 할 말은 없다. 이유를 대자면 나름 독일 식재료로 음식을 하고 먹고 있지만 가끔 말 못 할 느끼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 불닭소스 한 방울을 떨어트리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음식의 맛이 바뀐다. 정말 신비한 마법이다. 말할 수 없는 매콤함이 모든 느끼함을 잡아준다.

  나는 오늘도 좋은 엄마가 되어보겠다며 아이들을 위해 만든 치즈감자 빵을 만들었다. 역시 빵을 만들면서 왜 이걸 해준다고 했을까 하는 생각부터 제빵 하시는 분들을 존경하게 된다.  다 만든 빵을 먹으며 만족을 했지만 나는 여기에 불닭소스를 한 방울 떨어트려 먹었다. 역시 나는 독일인은 되기가 어려운 거 같다. 치즈감자 빵에 불닭소스는 환상의 조합이었다. 꿀을 찍어먹으면 맛있다는데 나는 불닭소스를 찍어먹으며 아이들에게는 꿀을 줬다.

  독일에서 불닭소스 한 방울은 나에게 그리운 한국의 맛을 느끼게 해 주고 나의 스트레스를 잡아주며 음식의 느끼함을 확 잡아주는 신비한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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