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의 양극화
2023년 외식업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소비 심리 양극화'이다. 말 그대로 지나치게 가성비를 추구하거나, 지나치게 사치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 극단적으로 나뉨을 말한다.
애매한 가격이면 차라리 더 저렴하거나, 비싼 것을 먹겠다는 의미로 더 이상의 중간 따위는 없는 확실한 호불호의 세대 다운 소비 심리의 양극화다.
물론 그 어느 측면도 잘못 됐다 말하기는 어렵다. 없는 사람이 가성비를 따지는 것은 현실적인 것이오 있는 사람이 가성비를 따지는 것은 현명한 것 아니겠는가? 당연히 무엇이든 지나치면 병이다.
조금 더 문제로 일컫어지는 것은 사치스러운 식사다. 하기사 '의식주'라고 불리는 3대 요소 중 '식'일 뿐 아니라 무려 식도락, 금강산도 식후경 등 안부 인사 또한 식사하셨어요? 인 그 누구보다 먹는 것에 진심인 우리나라에서 사치스러운 식사라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본인의 소득 수준 대비 너무 높은 단가의 식사만 찾는 것은 문제라면 문제겠다. 소득이 낮다고 항상 분식집만 가라는 법도 없고 경험이 중요하며, 어차피 밖에서 사 먹는 것 제대로 된 한 끼를 먹겠다는 이들의 생각은 결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 빈도가 너무 잦거나 정~말 솔직히 말해보자. 가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우는가? 그저 사진 찍어서 본인 SNS에 올리기만 급급하지 않은가? 밥상머리에서는 솔직해야 하는 법이다.
소득이 낮은 이들이 대체 어떻게 그런데를 자주 가느냐? 방법은 간단하다. 그것 외에 전부 가성비로만 따지면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회사 점심시간에는 무료 거나 저렴한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편의점 도시락을 먹던 사람이 저녁만 되면 강남, 송파 등의 으리으리한 고급 레스토랑을 간다거나 최근 뜨거운 감자인 오마카세 집에 가서 인당 10만 원이 가볍게 넘는 식사를 하고 온다는 말이다. 이중생활도 이런 이중생활이 없겠다.
소비자 측면에서 이러한 양상이 잘못 됐다고 한다면?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사실 소득이 낮아도 결국 먹고살만하니 아침엔 굶어도 저녁에는 오마카세로라도 배에 기름칠하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또, 누군가는 궁상맞아 보인다 할지언정 그래야만 본인이 더욱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극한의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도 나는 이해한다. 즉 이해 못 하는 사람은 없고, 그 누구에게도 피해 주고받는 사람이 없다면 뭐 어떠랴
이제 음식 가격의 평균이라는 개념은 사라졌다. 비싸거나, 싸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니 우리 외식업 종사자들도 하루빨리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본인들의 음식점 인테리어, 음식, 서비스 전반적인 부분에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 우리 가게는 단가를 더 비싸게 혹은 더 낮춰서 받아야 할지를 말이다. 이 싸움에서 흐름을 놓친다면 싸구려 가게라고 무시하던 옆집 가게에 줄을 서거나, 이런 동네에서 저런 비싼 음식을 누가 먹냐며 손가락질하던 가게에 항상 테이블이 꽉 차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