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by 햇쌀

우리 아파트 길 건너에 나지막한 산이 있다. 도심의 허파 구실을 하는 소중한 산이다. 아침저녁으로 주민들은 이 산에 올라 운동도 하고 신선한 공기도 마시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어머니 가슴처럼 푸근한 산봉우리는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했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들반들 한 산길은 발길에 차이는 것이 없어서 아무 생각 없이 걷기 좋았다.

초입에 들어서자 주변이 환했다. 등산로를 따라 새하얀 꽃이 무리 지어 피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쁘다고 한 마디씩 했다. 잔잔한 꽃 몽우리가 화사한 느낌을 자아내며 분위기를 살려주었다. 꽃집에서 파는 꽃은 아닌데 무슨 꽃일까. 야생화 이름 찾기 앱을 이용해 보았더니 외래종 풀꽃이었다.

소나무 아래는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데 소나무 그늘진 숲 속에서 군락을 이루어 퍼져 나가고 있었다. 그 번식력이 놀라웠다.

연못 속 불청객인 황소개구리 같은 존재였다. 도심 한 복판에 있는 산을 온통 점령을 하고 있는 서양 풀꽃. 원래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토종 식물은 무엇이었을까. 그동안 무덤덤하게 지나다닌 탓인지 무엇이 있었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오솔길에 들어서니 청설모가 사람이 지나쳐도 놀라지 않고 사과껍질을 주어 먹고 있다. 넘실대는 꼬리가 화려하다. 귀여운 토종 다람쥐는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본지가 오래된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에서도 보듯이 반갑지 않은 왜래 손님이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숲 속에서 아름답게 만발한 야생화와 작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반가워해야 할 일이지 않은가. 그런데 그렇게 반갑고 달갑지 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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