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르, 작은 새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나뭇잎의 궤적. 지구의 질서가 보입니다. 나뭇잎은 어김없이 중력을 향해 떨어져 흙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불필요한 동작은 없습니다.
일상의 공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나무입니다. 도로변, 집 주변, 공원이나 가까운 산에는 갖가지 모양의 나무가 있어요. 나무 모양 하면 원추형을 연상합니다. 같은 모양의 잎새도 잎이 넓은 나무, 잎이 두터운 나무, 잎이 바늘 같은 나무 등 세밀하게 보면 모두 다르지만요. 나무 숲에서 갖가지 모양의 선을 봅니다. 그들이 건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일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숲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오래된 숲일수록 나무들끼리 서로 틈을 둔대요. 한자리에 서있는 것처럼 보이는 나무도 사실 조금씩 움직인대요. 또 그들은 나무의 중심이 되는 우듬지(나무 꼭대기 가지)를 높이 추켜세워 몸체의 안테나 구실을 하게 한대요. 그 솟아오른 가지가 변하는 기류 등을 민감하게 감지해서 뿌리와 가지가 뻗어나가야 할 방향을 전송한다는 겁니다. 잔뿌리 끝과 잔가지 끝까지 서로 북돋우며 살아간대요.
가지각색의 포물선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그 모습이 아름답네요. 큰 나무든 작은 나무든 숲에서 상생하는, 그 조화로움으로 이 세상에 덕을 베풀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요즘은 나무숲에서 경전을 듣습니다. 마치 시간이 지나가는 소리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