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비가 자주 내려서 강아지 산책을 제대로 못 시켰다. 밤새 내린 비로 하늘빛이 어느 정도 먹빛에서 벗어났다. 잠시 비 그친 틈을 타서 로코를 데리고 나왔다.
서울 공가가 이렇게 시원했던가. 인릉산과 멀찍이 대모산에서 마실 나온 신선한 공기가 넓찍한 공원 가득 배회하고 그를 맞이하는 나무들과 풀들, 벌름이는 코를 잠시도 그냥 두지 못하는 강아지. 모든 것이 조화롭다.
물 먹는 까치를 쫒으며 좋아라 날뛰는 로코를 흐뭇하게 본다. 하루 숙제를 일찍이 마친 듯 한 기분이다.
공원에선 개 산책을 시키는 견주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아침에는 주로 어르신 들을 만난다. 한두 분씩 폰을 들고 쓸쓸하게 산책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롯데타워
빠르게 지나는 구름들 사이에 롯데 타워가 불뚝 서 있다. 사진을 한 장 찍으려고 각도에 정성을 들이는데 로코가 줄을 잡아당겨서 폰이 바닥에 떨어져서 액정 필름에 금이 갔다.
아유 샘쟁이.. 좋은 아침이 별건가.. 좋은 하루가 별건가. 이렇게 시작하면 족하지..
아침마다 눈을 뜨면 ㅡ 박목월
사는 것이 온통 어려움인데
세상에 괴로움이 좀 많으랴
사는 것이 온통 괴로움인데
그럴수록 아침마다 눈을 뜨면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속으로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서로가 돕고 산다면
보살피고 위로하고 의지하고 산다면
오늘 하루가 왜 괴로우랴
웃는 얼굴이 웃는 얼굴과
정다운 눈이 정다운 눈과
건너보고 마주 보고 바로 보고 산다면
아침마다 동트는 새벽은
또 얼마나 아름다우랴
아침마다 눈을 뜨면 환한 얼굴로
어려운 일 돕고 살자 마음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