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다'는 남의 기분을 헤아리는데 빠르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감각을 뜻한다. 가끔은 섬세한 사람을 신경증으로 착각하며 까칠하다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섬세한 감각의 소유자는 감정과 분위기는 물론 빛과 소리까지 주변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작은 변화를 감지한다. 본인 스스로 이러한 반응에 걱정하거나 불안한 상태로 전환되면 주변 사람은 불편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렇지만 인간의 44%는 이처럼 선천적으로 타고난 섬세한 사람이다. 다만 그 종류가 각자 다를 뿐이다.
섬세한 사람은 타인의 감정과 분위기를 알아채는 신경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업무에서도 섬세한 사람의 특징은 잘 나타난다.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하는 세밀한 부분까지 알아차린다. 자연스럽게 시야에 보여 수정하거나 문제점을 파고든다. 섬세하지 않은 타인은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 아니냐며 불평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감각이 반응하여 행동하는 것뿐이다. <너무 신경 썼더니 지친다>에서 섬세한 사람에게 타인과 다른 능력이 5가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섬세한 사람은 타인보다 감지하는 능력이 특출나다.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애쓰는 완벽주의자와 달리 그저 감각을 통해 알아차린다. 어느 성격이나 장, 단점이 존재한다. 섬세한 감각 역시 양면성은 분명 있다. 그렇기에 어떤 상황에서 섬세한 감각이 장점으로 나타나는지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 장점으로 나타날 수 상황이 있으니 반대로 단점으로 작용하는 상황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섬세한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내면은 불안하고 걱정으로 휩싸여 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 고통과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사람으로 억지로 살아야 할까? 이런 생각의 기저에는 섬세함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자리한다. 그래서 바꾸려고 숱하게 노력한다. 하지만 섬세함도 하나의 선천적 기질이라고 밝혀진 마당에 바꾸려 애쓰기보다 자신에게 알맞은 인간관계와 직장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게 현명하다. 섬세함을 틀림이 아닌 다른 하나의 성격 기질로 바라보는 내적 인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자신의 성격 개조를 하기보다 자신에게 잘 맞는 걸 찾아야 한다. 자신을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 방법을 모색해 보라는 의미다. 이렇게 자신의 기질을 파악하는 첫걸음이 섬세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첫 단계이고, 이러한 단계로 세상은 확연히 달리 보이는 시야를 갖게 된다.
섬세한 사람은 상황을 인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일이 자주 발생하여 가끔은 자신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주말에도 푹 쉬어야 하는데 여러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지만 지친 자신을 탓하지 말고 현재 상태에 주목을 해야 한다. 지쳤다는 건 스스로에게 짐을 지우고 열심히 살았다는 뜻이니까. 결과가 어떻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만족하지 못한 삶으로 더욱 자신을 채찍질하고 힘겨워한다. 때로는 자신이 잘 해오고 있는지 의문이 생길 경우도 곧잘 발생한다.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주변에 함께 가치관을 공유한 사람이 있다면 아닌 사람의 분포도는 얼마나 되는지 한번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섬세한 사람은 오히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하여 자신보다 남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쉽게 지치고 생각과 긴장으로 피로는 배가 된다. 사실 그 배경에는 불안이라는 요소가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은 중요한 가치이지만, 본인이 힘들고 회복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하고 번아웃 증후군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본인이 전부 짊어지지 않아도 일은 예상외로 잘 굴러간다는 간단한 사실을 인식해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내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는 것처럼 느끼고 생각이 많아 일을 천천히 하지만 베테랑과 같은 솜씨를 발휘하는 게 섬세한 사람의 특징이다. 자신의 일처리가 느리다고 상사에게 나쁜 평가를 받을까 봐 두려워하지 말고 깊은 사색으로 깔끔하게 처리하는 자신의 능력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자신도 인정한다면 보다 편안한 내면을 마주할 것이다.
섬세한 사람은 좋은 것을 받아들이고 깊이 음미한다. 거기에 머물지 않고 음미한 내용을 출력한다.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에서도 민감성을 체크해 보았었다. 그 책을 읽으며 민감성을 체크한 결과와 <너무 신경 썼더니 지친다>에서 체크한 내용이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민감과 섬세함을 비슷하게 바라보는 두 저자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보면 섬세한 사람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갖는다. 그 시간에 다양한 창작 활동이나 문화생활을 즐기는 듯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깊이 음미하곤 했다. 아마도 사는 게 때론 죽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과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어서 음악의 가사에 더욱 심취했었다. 이제는 음악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며 깊이 음미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하지 않았던 글쓰기를 통해 음미한 내용을 혼자만의 시간을 토대로 출력한다.
이제는 더 나아가 음미한 내용을 단체 모임을 통해 타자에게 출력한다. 심리 테라피라는 독서 모임에서 음미하는 능력이 뛰어난 그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우리만의 능력을 배양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아마도 책을 읽고 아웃풋 하는 습관은 평생토록 가져가지 않을까 한다. 내면에 자아 성찰하고픈 불굴의 의지가 가득하다.
내가 당연하게 갖고 있는 감각이 상대방에게는 없는 게 아닐까? 섬세한 사람이라면 제발 이 의문을 갖기를 바란다. 그것만으로도 타자를 보는 눈이 크게 달라진다.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감각을 서로 공유하기가 어렵다. 자신의 상황과 처지가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할 뿐이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자신에게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현상이 타인에게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서로 다른 다양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능력이라는 착각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자신의 본심을 억누르고 상대를 우선하면 자신을 우선하는 사람이 주변에 모이게 된다. 그러면 상대를 우선하는 당신만 인정받게 되고 자신의 의견이나 느끼는 감정에 자신이 없어지면서 점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공허함이 생기는 순간이 바로 이런 순간이다. 일하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남들이 정리하지 못하는 내용까지 신경 쓰는 배려심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인정의 욕구에 심취하여 점차 부지런한 사람으로 생활하려 하고, 조금만 게으른 모습이 보이면 자책하곤 한다. 그렇다면 섬세한 사람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섬세한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언어 외의 정보가 샐 수 없이 숨어있다. 그래서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알고 표현해야 한다. 섬세한 친구는 대화 상대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배려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배려하지 못하는 상대와 마주하면 "왜 저렇게 나대는 거지"라고 화를 내거나 "나라면 저렇게 하지 않을 텐데. 어쩌면 나를 싫어하나?"라고 애태우다가 상대의 행동에 마음이 이리저리 휘둘리게 된다.
말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알지 못한다. 섬세한 사람은 눈치껏 알아서 척척 배려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내 상황을 알아주겠지라고 기대하지 않고 해주었으면 하는 내용을 분명하게 말하는 깔끔한 관계가 건강한 모습이다.
남을 배려하는 섬세한 사람은 일의 문제점을 꿰뚫어본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거나 보강하려고 애쓴다. 그런데 문제는 능력에 있지 않다.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한 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섬세한 사람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부탁을 어려워한다.
일을 부탁하면 힘들지 않을까, 지금 바쁘지 않을까. 상대의 상황을 추측하지 말고 직접 물어서 확인한다. 상대의 사정을 모르니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부탁을 받아들일지 말지 상대에게 결정권을 주는 것이다. 물어보고 거절에 상처받지 않는 방법은 거절에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행동에 있다. 거절이라는 건 그저 하나의 행동일 뿐이다. 내가 싫어서 거절하는 행동이 아니라 상대방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일 수 있다.
섬세한 사람은 심기가 불편한 사람이나 성질이 불같은 사람에게는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고 그냥 내버려 둘 필요가 있다. 일의 문제점을 꿰뚫어보는 직감의 능력으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 욕구가 치솟는다. 그렇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게 사람 마음이다. 이런 경우에는 산책을 하거나 잠시 휴식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에 이어 <너무 신경 썼더니 지친다>를 연달아 읽어보면 타인을 배려하는 섬세한 사람의 특징과 어려움을 알 수 있다. 600명이 넘는 사람과 상담하며 섬세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 저자의 노하우가 담겨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남을 배려하지만 자신은 유독 힘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참고 도서 : <너무 신경썼더니 지친다>, 저자 : 다케다 유키, 출판 : 미래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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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미래지향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