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준원 Sep 28. 2020

마음이 편해 보이는 사람들의 비밀

행복한 삶은 무엇일까.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내 삶에 행복이라는 단어는 사치에 불과했다. 가정에서는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과 다툼이 발생하고, 경제적 활동하는 공간에서는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문제를 해결하느라 고군분투했다. 물론 모든 사건은 본인 중심으로 해석하고 설명한다.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달려있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기까지 매우 오랜 세월이 흘렀다. 타인이 문제여서, 더 나아가 환경과 조직이 문제라고, 더 나아가 국가 자체가 문제여서 지금 현재 상황이 어렵고, 고통스럽다는 염세적인 사고로 가득했다.


최근에는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감시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기도 하겠지만, 의식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찾으려 애쓴다. 지금 이 순간을 감상하지 못하고 과거의 자책과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일은 인간이 지닌 감성을 메마르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에서는 이처럼 메마른 감성을 일깨워주는 문장으로 가득 차 있다. 뇌신경 과학 전문가인 저자는 의학의 딱딱함으로 행복을 논하지 않는다. 인간의 마음과 생각, 관계, 삶의 본질에 신경세포와 신경 물질이 어떻게 분비되고 작용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인간은 아직도 본질이 무엇인지 찾고 있다.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신경과학으로 모두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에 필요한 학문이 철학이 아닐까 한다. 인간이 연구하는 학문 자체가 모두 연결점과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인간 본질에 관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다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은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 만든 창조물이다. 컵에 물이 반 정도 차있는 상태를 보며 아직도 반이 남았다며 안도하는 긍정과 반밖에 남지 않았다고 투정하는 부정의 마음은 스스로 만든 결과물이다. 우리 마음의 상태가 우리가 보는 세상을 결정한다. 마음 상태가 지독히도 염세적인 시절에는 모든 불만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았다.


행복하고 싶었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모두 다 이루어질 거라 믿었다. 그렇지만 경제적으로 안정권에 진입해도 늘 불안하고, 휴식을 취하는 중에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아무리 풍족함 삶을 살아도 마음 자체가 편안하지 않다면 주변 상황에 심히 휘둘릴 수밖에 없다.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의 저자는 자신을 관찰하는 습관을 길러야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능력이 생긴다고 말한다. 자신을 관찰하는 건 어떤 의미일까. 행복한 날을 기념하고, 여행을 다니며 휴식을 만끽하며 즐기라는 말일까. 그렇지 않다. 자신이 어떤 감정인지 명확히 인지하는 상태를 뜻한다.

최근 일주일 동안 어떤 마음 생태였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보통 자신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긴 사람은 7가지의 감정을 1분 이내로 표현한다. '즐거움, 행복, 슬픔, 희열, 두려움, 기대감, 불안, 분노, 억울함, 수치심, 부끄러움' 등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그러나 습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2~3가지에서 끝날지도 모른다.


흔히 사용하는 '짜증'이라는 단어는 사실 자신을 제대로 관찰하여 파생된 표현은 아니다. 짜증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도 의미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점에 유의해보자. 이처럼 내면의 변화를 관찰하면 외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감상할 줄 알아야 그 대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


하루를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중에도 자신의 내면에는 수많은 감정이 공중곡예를 한다. 물론 매 순간 완벽하게 인지하기란 불가능하지만 어떤 감정이 생긴다면 나와 세상 간에 어떤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접점이다.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감상에 젖어 있으면 행복이라는 짧은 순간이 스쳐지나 감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행복한 순간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낼 뿐이다. 지나친 욕심에 묻혀 행복한 감정을 묵살하는 건 아닐지 한번 깊게 생각해보자.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산책을 다녀오는 순간, 함께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웃는 순간, 이런 짧은 순간 감상하고 깊게 느낀다면 그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너무 과하게 물질에 의존하는 행복의 척도는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



객관적인 것도 사실은 우리의 주관에서 온다

<달콤한 인생> 영화는 처음과 끝에 철학적인 대사가 나온다. 인종 법사가 제자에게 질문한 내용이 영화 초반에 나온다.

"바람이 불자 깃발이 흔들렸다.
이것은 바람이 움직인 것인가,
깃발이 움직인 것인가?"


제자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바람이 움직인 것이라는 제자, 깃발이 움직인 것이라는 제자. 그렇지만 제자 혜능은 전혀 다른 답을 내놓았다. 그의 대답은 다름 아닌 사람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객관적이라는 단어를 선호한다. 하지만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어떤 입장과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객관적이라고 말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는 건 절대적이지 않다. 좋고 나쁨도 맥락에 따라 다르게 판단한다. 내가 좋아하는 어떤 사람도 다른 누군가는 싫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옳다고 생각해도 언제나 아닌 사람이 존재한다. 객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객관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은 우리의 '주관'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건을 묘사할 경우에는 일화와 의미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 '바람이 불어 깃발이 흔들린다'라는 일화다. '바람이 깃발을 흔들었다'라는 의미가 추가된 표현이다. 이처럼 우리 내면에 생성된 기분과 생각을 분리하는 작업으로도 생각의 폭은 확연히 넓어진다.


인간은 수많은 상황을 다르게 인지하고 해석한다. 생각은 우리 스스로 만든 결과물일 뿐이다. 이러한 분리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 '자녀가 공부를 하지 않는다'의 일화에서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커서 경쟁에서 뒤처지면 어쩌지'라는 불안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생각으로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관계는 서로 잘 맞는지 보다 서로 잘 안 맞는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있다. 본인 스스로 변화하기 힘든데 타인을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니 타인의 못마땅한 부분을 바꾸려 하기 보다 본인이 우선 변하는 태도가 현명하다.



삶과 인생의 본질은 무엇일까?

삶 속의 모든 아름다움은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


세상에 태어나 삶을 마감하는 인생이라는 길에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길에 놓여있다. 순간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지 않고 지나칠지 말지는 본인이 결정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 스스로 통제 가능한 일에서 충분히 내면을 인지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아무리 애쓴다 한들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존재한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일에 괴로워하기 보다 통제 가능한 영역에서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인생으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그러한 선택에서 책임을 다하는 삶과 순간을 음미하며 감상하는 인생에서 과거의 힘들었던 날들이 미래에는 더욱 좋은 날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현재 최선을 다해 발생한 고통은 미래에는 좋았던 날들로 기억될 것이다.








참고 도서 :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

저자 : 허췐펑

출판 : 미래지향


#힘들었던날들을좋았던날들로 #미래지향 #마음의본질 #생각의본질 #관계의본질 #삶의본질 #인생의본질






이전 19화 세상의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