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여자의 또 다른 하루
생강 한 근에 1500원
가벼운 내 주머니 멋쩍지 않게
기분 좋은 가격이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 한마디
"중국산이에요?"
가벼운 주머니 들킬까 꿀꺽 삼켜버렸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부자가 되어
그 땅에서 나는 작물들도
그 값이 비싸졌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부자가 되었는데
그 땅에 사는 나는 부자가 아닌 것 같다.
낼모레 설날 고사리 도라지도
나는 중국산을 산다.
대한민국은 부자인데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나는 부자가 아닌 것 같다.
내 주머니와 닮은 중국산 생강을
하얀 설탕에 소복이 숨겨 두었다.
한 근에 1500원
중국산 생강차는
내 주머니를 닮아
더욱 향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