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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가족이나 친구가 나를 위해 최근 해준 작은 배려

[작가와 공동집필] 고마운 일상 A. 사람과의 관계 _질문 4.

by 쏘스윗

어제 이 질문을 보자마자

당장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왜냐하면,

오랜만에 아빠와 함께 찾아간 엄마의 곁의 포근한 카페에서 아빠가 새근새근 잠들어 계셨기 때문이다.


먼저, 질문의 답을 한다면,

내가 한 배려는 묻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물어봐주는 것.

반대로, 아빠가 내게 한 배려는 묻지 않는 것이었다.


아빠를 모시고 엄마에게 오는 길에 나눈 이야기로,

그 곁에서 잠시 잠든 아빠를 기다리면서 차분히 생각해 보니,

아빠가 내게 언제나 아무것도 ‘묻지 않음’은

늘 나를 위한 배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하고 속상하고 서운했을 수많은 일들에도,

아빠는 늘 기다려주었다.


아빠가 말하지 않기에, 나는 물어야 했다.

가끔은 답답했고, 자주 다그쳤고, 언제나 돌아오는 길은 후회스러웠다.

아빠의 시한부 생활 (육체적 건강) 문제 외에,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아빠의 정신적 상태였다.

(반복되는 치매 진단검사에서 큰 이상이 없게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심각한 상태인 듯하다.)

우울과 무기력함이 아빠의 기억을 계속해서 흐릿하게 하고 있다.


아빠의 건강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후회 없이 하고 싶지만, 정말 속상하게도,

언제나 나의 건강이 뒷받침되어주지 못하기에 매번 죄스러워하고 나는 몸이 힘들거나, 마음이 힘들다.

그래서, 아빠는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아빠에게 어제 물었다.

“솔직히 서운하지? 아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해도 돼. 어때? 가끔은 서운해?”

아빠는 말했다.

“서운하긴, 네가 무슨 마음일지 아는데. 뭐 하러 속상하게. “


그렇다.

내가 아플까 봐 당신이 아픈 것이 덜 아픈 것이다.

나를 위한 배려이고, 자신에게도 차라리 그게 더 나을거라는 생각으로 한 선택.


나 또한 아빠를 닮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질문을 할 수 있지만,

답을 할 사람의 입장이 예상이 되는 경우,

내 안에서 먼저 배려하며 묻지않고 묻어버리는 것.


그렇게 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간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라는 생각으로.


하지만 아빠에게도 내게도 이 말을 하고 싶다.

스스로를 배려하는 것도 잊지 말자고.

나를 조금만 더 먼저 아껴도 된다고.

(엄마 곁의 인스파이어 카페 화장실에서 깨달은 것.)


"오늘 세상에 하나뿐인 나를 먼저 아껴주세요."

그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지켜주는

진정한 배려이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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