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공동집필] 고마운 일상 A. 사람과의 관계 _질문 3.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자꾸만 두괄식으로 써서 재미가 없을까? ㅎㅎ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답이 정답이 아닐지도 모르니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걸 지도? ㅎㅎ)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길.
그렇지만, 착각이 아닐 것을 90프로 이상 확신한다.
내 곁의 모두는 아닐 수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분명 모두가 확실하다.
(물론 가끔 한 둘 헷갈릴 때는 있다 ㅎㅎ)
가족들은, 티를 내지 않고 기뻐했으나
말하지 않아도 다 느껴졌다.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들은
언제나 나보다 더 나의 일에 기뻐해주었다.
항상 응원해 주었고, 기쁨이 없을 때조차,
시무룩 해진 나에게 무한한 극찬으로
나를 일어나게 했다.
나이가 들어가며 만난 인연의 사람들도,
언제나 응원하며 기뻐하고, 걱정해 주며 챙겨준다.
그래서 나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이란 생각을 늘 하며 살았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을 빼고는
이 대답에 온전한 답이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기쁨이 자신의 기쁨이었던 사람.
같은 기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삶을 같이한 사람.
그러나,
가끔 나의 기쁨이 자신의 기쁨에 반하는 것일 때
힘겨워 보였기에 서로의 행복을 빌며 놓았다.
자신의 기쁨에 반함에도 불구하고 붙잡고
그 괴리에서 괴로워했기에.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를 위한 게 아닌,
나를 위한 선택이었음이 느껴진다.
내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없음이 힘겨웠었나 보다.
그래서 계속해서 죄책감에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토록 이기적인 나.
내가 기뻐도 되는 걸까.
그 사람이 기쁨을 느낄 때까지,
나는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마음.
그래서 요즘 기쁨을 느낄 때, 나는 힘이 든다.
정말, 너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 않은가?
그러나, 그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은,
긴 시간 동안 나의 기쁨을 그 누구보다
진정 기뻐했던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나도 그 사람도
온전히 자신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기다린다.
너무 잘 먹는 나를 보며 맨날 구박하면서도,
자기가 더 행복하게 웃던 얼굴이 떠오른다.
자신이 내내 포동포동 키워놓은 물방울이
쪼글쪼글해진 것에 마음 아파하던 눈빛이 떠오른다.
선녀와 나무꾼 같았다는 진심 어린 마지막 말이 맴돈다.
( 갑자기,
인사이드 아웃 2의 명대사가 생각나는 건 왜지.
“기쁨이 가는데 슬픔이 함께 가야지.”
아, 갑자기 너무 슬프다. )
내 기쁨을 함께 기뻐해준 이를 떠올리면 슬픈 것은,
내가 그리해주지 못해서일까.
그의 가장 큰 기쁨이 나였던 것을 알기 때문인 걸까.
그가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해 보낸 나의 생일 선물
‘좋은 생각’에, ‘슬픈 생각’으로 답하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처음으로 도착한 첫 책의 뒷면 시처럼.
그래서,
지금 내 마음에는 기쁨도 슬픔도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빈방. 그래 그런 빈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