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은 지 벌써 열흘 넘게 지났네.
짧은 시간이기도 하나, 2018년 올해의 책을 꼽으라면 법학자 홍성수 교수가 쓴 [말이 칼이 될 때]이다. 순위를 매기기보다는 앞으로 하나씩 늘려가면 되겠다.
이 책의 편집자를 비롯해, 출판사 공식계정과 홍 교수님까지 페친이다 보니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새해 들어 이 책의 소식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더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나 그만큼 울림이 큰 책이다. '혐오표현'에 대해 총망라하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대중서를 지향한 책이다. 책의 구성 또한 잘 돼 있다는 느낌이 오는 게 프롤로그부터 차근차근 읽어가면 에필로그에 이르러서는 길지도 않은 책이건만 혐오표현에 대한 현재까지의 논의부터 범죄화의 위험성, 대항표현의 의미 등등을 대체로 잘 이해한 느낌이 든다.
다만 아쉽다면 아쉬운 게 '미러링'에 대해 사회적 맥락을 따져 혐오표현인지 아닌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까지는 좋은데 미러링이 극단적인 형태로 치닫는 이른바 '워마드'식에 대해서까지는 다루지 않았다. 일부러 그런 건지, 아닌 건지, 거기까지는 필요없다는 판단한 건지 잘 모르겠다. 대항표현이 꼭 행동만은 아닐텐데 미러링과는 어떻게 연관지을 수 있을지도 모호해 뵌다. 물론 이런 논의는 더 확장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새해의 첫 팟캐스트 대상으로 [말이 칼이 될 때]를 골랐다. 감기 여파로 낭독 상태는 좋지 않으나, 녹음은 마쳤고 오는 일요일 업로드 예정.
책을 더 많이 읽지 않으면 갈수록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올해 들어 읽은 책은 이외에 [81년생 마리오]가 있으나 한눈에 끌렸던 마리오 게임을 그대로 옮긴 듯한 표지와 달리 책 내용은 다소 산만했고 김민섭 작가의 프린세스 메이커 관련 글은 재미났으나 인상적인 글이 많진 않았다. 재미난 기획이었고 관심 있는 주제였는데 좀 아쉽다.
어영부영 다닌 대학원에서 논문이라도 쓰려면 뭔가 구상을 해야할 것 같은데... 작년에 절반쯤 읽었던 [저널리즘의 지형]을 다시 집어들었다. 이 책의 주저자 중 한 분이 인고의 세월을 거쳐 지금 M사의 메인 앵커가 됐다니 세월이 유수와 같음을 새삼 느낀다. 언제 읽을까.
작년에 시도했다가 실패한 칼 세이건 [코스모스]도 다시 가져다놨는데 1장에서 넘어가질 못하네. 올해는 읽으리...
요즘 타임라인에서 역시 핫한 책은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 등 소설집 3권이다. 주물공장 노동자로 '오늘의 유머'에 올렸던 단편소설을 모아 책으로 냈다는 게 색다르고 대단하다. '오유'에 대한 인상은 양가적인데 이런 순기능은 훌륭하다. <무인도의 부자노인>이라는 단편 하나를 읽어봤는데 독특한 재미가 있었다. 아마 조만간 사서 읽게 될 듯.
연말 득템한 스타벅스 노트를 독서공책으로 쓰려고 집어들었는데 몇 줄 적어놓고 브런치로 넘어왔다. 손글씨와 수첩의 시대는 쉽게 돌아올 것 같지 않다...나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