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혹은 착각)하는 현대 독자들의 책장에 필수적으로 구비되어야 할 백과사전"이라는 문구에 충동질당한 나는 이 책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기억하던 대로 '애거서 크리스티'를 검색하니 과거의 책들만 잔뜩 나왔다. 집에 있는 황금가지의 책들도 분명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이었는데... Agatha의 발음은 [ǽɡəθə]니까 '애거서'가 맞을 텐데. 혹시나 싶어 '아가서' '아가다'로 해봐도 당최 찾을 수가 없는 거다.
그래서 검색 실패, 책 구매 실패, 며칠이 지나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이것저것 뒤져서 결국 도달한 책의 이름은 '애거서' 아닌 '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이었다.
뭔가 우롱당한 듯한 기분에 울컥한 나는,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찾았다. '애거사'가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미 나보다 앞서 문의한 분과 국어원 담당자 사이 오간 문답을 발견했다.
아래는 그 답변의 일부...
"...... 제시하신 ‘Agatha’의 발음이 [ǽɡəθə]라면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ㅐ’로 표기해야 하지만, 심의회에서 ‘Christie, Dame Agatha’의 표기를 ‘크리스티, 데임 애거사’로 상정하였으므로 이 표기를 따르는 것이 적절합니다. 아울러, 같은 인물을 ‘Agatha’으로 표현하다면 이 또한 ‘애거사’로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전체 링크는 http://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61&qna_seq=51933)
즉, 발음대로는 '애거서' 표기가 맞지만 심의회에서 '애거사'로 정했기 때문에 그렇게 써야 한다는 것. 심의회 위원들은 주로 국문과 교수님 들일 텐데.. 그중에 목소리 큰 영국 유학파 내지는 영국 유람파가 영국식 발음으로는 "애거서가 아니라 애거사"라고 하면서 그렇게 정하지 않았을까 함부로 추측해본다.
암튼 애거사 크리스티랍니다. 저만 몰랐나요... 책 내용은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