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작가... 회색인간 외 2권

by 내일도무사히

연말부터 페북 타임라인에서 핫한 책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혐오표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홍성수 교수의 <말이 칼이 될 때>, 다른 하나는, 아니 셋은 김동식 작가의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이다.


김동식 작가는 책은 별도로 치더라도 여러 모로 흥미로운 사람이다. 여러 지면과 온라인에 소개나 인터뷰 기사가 나 어느 정도 알려졌는데 공장 노동자로 10년가량 일해왔다는 점(지금은 공장 일을 하지 않는다),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 공포 게시판에 올렸던 글들을 모아 책으로 냈다는 점, 고졸 학력이나 검정고시로 취득한 것으로 중학교 이후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점, 책을 많이 읽거나 글을 많이 써본 경험이 없다는 점 등등.


자신이 올린 글에 네티즌의 응원 댓글이 붙는 게 재미있고 좋아서 계속 글을 써나갔다는 점도 흥미롭다. 어찌 보면 그저 게시판 죽돌이 일 수 있는 그를 발견해 소설 3권을 낸 작가로 이끈 이가 '지방시'와 '대리사회'로 알려진 김민섭 작가라는 점 역시 특이할 만하다. 1쇄가 금세 팔리고 3쇄를 찍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이후 업데이트 못함) 그 점도 이채롭다.(3쇄 이후도 찍었을까?)


책은 가능하면 사서 읽지만 E-BOOK을 사거나 빌릴 기회가 있으면 마다하진 않는다. 출간된 지 오래 지나지 않은 데다 '어머, 이건 사야 해' 같은 맘이 들어, <회색인간>을 먼저 사 읽고 아내에게도 권하며 다른 두 권도 구입했다.(목동 교보문고에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와 <13일의 김남우>를 내가 산 뒤에 재고가 0권이다. 왜 안 가져다 놓지... 회색인간은 6권 있던데. 2, 3은 1보다 덜 팔리는 듯.)


한 권에 20편 남짓, 3권 합쳐 60편 정도의 짧은 소설이 실려 있는 소설집들인데 어찌 보면 종종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읽는 콩트 같기도 하다. 어휘력이나 문장력에서 그리 뛰어나단 느낌은 없으나 발상이 기발하고 참신하다. 뒤통수를 시시때때로 때려댄다. 아 어찌 이런 생각을... 이걸 어떻게 이렇게 연결하지? 의미 부여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어 뵌다. 그러면서도 조금씩 아쉽다. 아 조금만 더, 더, 더 나아갔다면...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이야기..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이른바 '장르 문학'에서 저런 인터넷 공간을 통한 글쓰기가 출판으로, 작가로 이어진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 부문을 잘은 모르는 내가 알기로도, 퇴마록의 이우혁이나 태극문, 군림천하 등의 용대운, 쟁선계 묘왕동주 등의 이재일 등이 그렇다. 지금은 아련한 PC통신에서 얻은 인기가 출판으로까지 이어진 경우다. 인터넷 소설, 웹소설 등을 봐도 그렇고... 김동식 작가가 대단히 희귀한 사례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럼 뭘까... 결국은 이력인가, 다른 건가. 더 생각해볼 지점.


김동식 작가가 전업작가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다시 다른 노동을 하면서 작가의 길을 걸을까? 그가 썼던 단편들이 장편으로도 진화할 수 있을까? 하루키의 단편이 장편이 됐듯이 말이다. 공장 노동자와 작가라는 일견 어울리지 않는 정체성이 매력적이었으나 그런 정체성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앞으로의 그가 기대된다.


전해 들은 기사화되지 않은 이야기 몇 개.


그의 글에 자주 등장하는 김남우는? 남자배우의 준말. 따라서 최여우는 여자배우를 줄인 것. 공치열은 꽁치라는 별명을 이름으로 바꾼 것. 홍혜화는 혜화역 지나다 착안한 이름.


오유 공포 게시판에 '복날은 간다'님(김동식 작가의 필명)이 쓴 다른 글들도 읽어보고 싶다. 작가 김동식을 탄생시킨 공간이다. 덕분에 오유에 대한 호감도가 1% 이상 상승했다. 동료 기자가 했다는 김 작가 방송 인터뷰 기사도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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