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이런 책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by 내일도무사히

-구독자님들이 하나 둘 늘고 있어 거의 2백 명에 육박했습니다. 최근 무려 두 분으로부터 "저 브런치 구독하고 있어요"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좀 더 브런치 활동에도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 브런치인 만큼 종종 하듯이 독서 근황, 북적북적 뒷얘기를 약간 전할까 합니다.


-제 마음속 빛나는 별, 김용 선생이 서거하셨습니다. 24년생이니 향년 94세, 고령이시긴 했지만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네요. 소설 의천도룡기 속 장삼봉 진인처럼 100세는 훌쩍 넘기실 것으로 생각했나 봅니다. 소오강호의 완역판이 국내 첫 출간된 걸 알고는 김영사에 부탁해 소오강호를 읽어서 북적북적 팟캐스트에 업로드했는데 그로부터 이틀 뒤에 돌아가셨습니다. 우화등선했을 것이라 믿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블 코믹스의 대부 스탠 리가 별세했네요. 어제인가 봤던 한 일러스트, 김용 선생이 어딘가에서 스탠리의 만화를 보고 있노라니 스탠리가 와서 같은 테이블에서 김용 선생의 책을 보는 장면을 그린 듯했는데.. 보는 이가 절로 흐뭇해지는 그림.


소오강호에서는, 유정풍과 곡양이 죽음을 앞두고 소오강호곡을 연주하는 장면은 읽어야겠다, 풍청양이 영호충에게 처음으로 독고구검을 가르치는 대목도 넣어야겠다, 정도 생각했는데 실제 읽어보니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소오강호곡을 아무리 신필이라 해도 그저 글로만 표현하는 데 한계가... 그래서 고민하다 영화 동방불패에 삽입됐던 소오강호곡을 따다가 삽입해봤습니다. 조금 나은 듯, 아닌 듯. 음률을 배우는 장면, 술에 대해 논하는 장면, 시화서사에서 대한 장면 등 중에서 뭐라도 넣고 싶었는데 매장에서의 에피소드는 건너뛰고 조천추가 영호충에게 먼저 술과 조화를 이루는 술잔을 설명하는 대목을 읽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악검파의 합병 여부를 정하는 자리에서 악영산과 영호충의 대결 장면은, 무엇보다 항산파 검술의 정신인 '면리장침' 설명이 포함돼 있어 읽기로 했습니다.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두 사형매의 검술 대결은 훈훈한 지경으로 나아가지만 곧 파국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악영산의 남편인 임평지의 코웃음 소리를 마지막으로 낭독을 마쳤는데 소오강호를 익히 알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아시리라 생각한 낭독이었지요.


-그다음에 읽은 책, 11일에 업로드한 건 한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전기 같은 책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권일용 프로파일러와 고나무 논픽션 작가가 함께 쓴 책입니다. 아마 권 프로파일러의 구술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고 작가가 집필하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프로파일러의 태동은 2000년대 초반, 그리고 그와 함께 한국 사회는 이른바 선진국형 범죄인 연쇄 살인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 그리고 정남규, 강호순 등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잔혹한 범죄와 해석하기 어려운 범행 동기는 필연적으로 프로파일러의 존재를 동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담담한 서술로 일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프로파일링 보고서와 그에 대한 권일용 프로파일러의 감회 등을 보다 보면 순간순간 아찔해집니다. 드라마화가 추진된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으로, 지금은 한겨레의 자회사인 팩트스토리 대표이자 대표작가를 맡고 있는 고나무 대표는, 언론계 입문 동기이기도 합니다. 기자로서도 훌륭했지만 지금은 회사 대표이자 논픽션 작가의 길을 치열하게 가고 있네요.


-최근 구입한 책은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이옥남 할머니의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이건범 대표 등이 쓴 [나는 이렇게 불리는 것이 불편합니다], 이렇게 세 권입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다룬 김탁환 작가의 [살아야겠다]도 읽고 싶은 책입니다. 김연수 작가의 여행산문집 [언젠가, 아마도]는 조금 읽고는 아직 더 나아가지 못했네요. 북한 전문가인 주성하 기자의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는 3분의 2쯤 읽었는데 끝내지 못했습니다. 저 중에서 골라 다음번 북적북적에서 읽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은 집 서가에 있는 김영사의 김용 소설집입니다. 사조영웅전과 신조협려, 의천도룡기에 이어 소오강호까지 더하게 됐습니다. 내년이면 천룡팔부, 녹정기도 구비할 수 있길 강력하게 희망합니다.

KakaoTalk_20181115_140210293.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프로파일러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