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그리고 갱년기

by 쭈쓰빵빵

몇 해 전 여성 성폭력 사범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업무를 했다.

여자가 성폭력 사범이 된다는 게 좀 의아하겠지만 소년수의 경우 가출 후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친구를 이용해 또래 포주 역할을 하며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경우가 꽤 있다.

프로그램 한 기수 당 대상자는 10명에서 12명 내외.
각각의 범죄 내용은 다양하지만 이들만이 가지는 공통점이 있었다.

프로그램 중 MBTI 성격유형검사를 한 적이 있는데 10명의 소년수 중 9명이 똑같은 결과를 보였다.

"ESTP"
활동적인 모험가 유형

어린 나이에 범죄자가 되기까지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개인이 갖고 있는 기질적인 특성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인 듯하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기수 별로 50대 초반 나이의 성폭력 사범들이 꼭 한 두 명은 껴있다.
갱년기 시기의 여성
경험 상 이런 사람들은 전과가 없는 초범인 경우가 많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평소 우울, 불안 등 심리적 불편감이 있는 사람들도 겉으로 표가 잘 나지 않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물은 섭씨 100도가 되어야 끓는다.
0도에서 99도까지는 변화가 없어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심리적 온도가 20도인 사람이나 98도인 사람이나 겉으로 보기엔 별반 다르지 않게 일생 생활을 해나간다.

그러다 불가항력적으로

생애 중 신체 호르몬 변화를 마딱뜨렸을 때

예를 들면 출산 직후 또는 갱년기 등

호르몬의 변화가 급격한 시기에

산후우울증으로 발병되기도 하고 극단적이면서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갱년기 시기에는 이렇게 성범죄에 연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을 지켜보며 평소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출산, 갱년기 등의 호르몬 변화를 겪을 시 정말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느꼈다.

사소한 문제가 트리거가 되어 심리적 온도를 1도만 올려도 걷잡을 수 없게 물을 끓어 넘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심리적 온도는 몇 도 일까?
자의든 타의든

호르몬 탓이든

마음속에서 용암이 끓어오를 경우를 대비해서
나의 심리적 온도를 조금이나마 식혀갈 수 있는 여유와 스스로를 관심 있게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