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을 내주지 않는 레오

story 05. 사람한테 관심없는 레오

by 쏘이책장


센터 홀에 사람이 많으면

레오는 조용한 곳을 찾아 구석에 가 있어요.


사람들이 다 가고 조용해지면

그제야 센터 홀 중앙에 나와서 쉬고 그래요.


저희한테는 먼저 다가와서

만져달라고 배 내밀기도 하고

애교를 부리기도 한답니다.






레오와 자주 한 산책 봉사


산책 봉사를 할 때 강아지들은 선생님이 배정해주시는데로 나갔다. 몇 번 다른 강아지와 산책 봉사를 나가기도 했지만, 우리 가족은 산책 봉사를 나갈 때마다 거의 항상 레오와 함께였다. 우리끼리 생각하기를, 봉사자들 중에는 남자가 별로 없는데 우리 가족은 성인 남자도 있고 아이들도 둘 다 남자 아이들인데다 덩치가 있어서는 아닌가 싶었다. 확실히 기업이나 단체에서 봉사를 올 때가 아니면, 봉사자들은 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가족이 함께 봉사를 온 경우에도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보다는 여자 아이들인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레오에게는 여럿 중 하나일뿐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봉사를 하러 와서 레오를 보기를 몇달 째였지만 레오는 우리 곁에 오지 않았다. 봉사를 올 때마다 주로 레오를 데리고 산책봉사를 했음에도 말이다. 강아지들은 간식보다 산책을 더 좋아한다니, 산책시켜주면 그래도 곁은 조금은 내줄줄 알았것만. 꾸준히 센터에 와서 산책시켜주는 우리를 레오가 조금은 달리 대해주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니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우리 가족에게 한 달에 한 번 오는 봉사는 특별한 일이었고, 그때마다 함께 산책하는 시간은 즐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레오에게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잠깐 보는 사람들일 뿐이고, 센터에 봉사를 오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무리였을테니까.




만질 수 없는 레오


레오와 함께 산책하고 나서 레오 근처에 슬쩍 앉아있었다. 같이 산책을 하고 난 직후니, 조금은 달리 대해주지 않을까 싶은 기대를 하면서 레오 머리를 한번 쓱 쓰다듬어주었다. 그랬더니 레오는 바로 일어나 나와 조금 떨어진 곳에 가서 엎드렸다. 아쉬운 마음에 다시 레오 곁에 가서 레오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역시나 레오는 바로 일어나 다시 아까 있던 곳에 가서 엎드렸다. 이 정도면 나를 피한 것이기에 나도 더이상 레오를 따라다니지 않았다. 게다가 아이들마저 나보고 머라고 했다. 강아지가 피하면 만지지 말라더니 엄마는 왜 따라다니면서 만지냐며.




레오도 강아지다


처음 센터에서 레오를 봤을 때는 레오한테 다가갈 생각도 안 했다.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과 있는 것도 낯설었지만, 레오처럼 큰 강아지를 가까이에서 보는 것은 더 낯설었기 때문이다. 레오는 털이 희갈색이라 레오를 사나운 늑대처럼 보이게해 더 무섭기도 했다. 게다가 레오가 진도믹스라니 더 조심스럽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레오랑 같이 산책하면서 레오가 힘은 쎄도 사납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레오도 여느 강아지들처럼 냄새 맡는 것을 좋아하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강아지라는 것을. 다만 다른 강아지들과 달리 사람한테 관심이 없을 뿐.




혼자 술래잡기 하는 레오


혼자 구석에 멀뚱이 엎드려있는 레오를 보면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사람들에게 귀여움 받고 있는 소형견들 사이에서 사람들한테 멀리 떨어져 혼자 있는 레오는 눈에 띌 수밖에 없었으니까.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런 레오가 신경쓰였던 것 같다. 그런데 레오는 그런 관심이 부담스러워했다. 누군가 자기에게 다가오는 것 같으면 스윽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갔고, 누군가 멀리서 자기를 계속 쳐다보고 있어도 스윽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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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홀에 나오는 강아지들은

대부분 사람들한테 먼저 다가왔어요.

만져달라고 몸을 내밀기도 하고

슬쩍 무릎 위에 올라와

한 자리 차지하기도 했지요.


강아지들은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을

무척이나 좋아했어요.




아이들이 굳이 강아지 곁에 다가가지 않아도

강아지들이 먼저 아이들 곁으로 다가왔어요.


그렇게 다가와주는 강아지들을

만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죠.


봉사 시간이 끝나도

쉽게 일어나지지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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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한참동안 같이 하고서도

산책을 마치고 센터에 돌아오면,

레오는 우리를 본체만체 했다.


다른 강아지들이 만져달라고 다가올 때

사람들과 더 멀찌감치 떨어져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레오였다.


아이들도 레오와 산책만 할 뿐,

센터 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강아지들은

매번 다른 강아지들이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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