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O&O DD가 필요한가
많은 기업 실사(Due Diligence)는 숫자에서 시작해 숫자로 끝난다.
매출, 이익, 성장률, 시장 점유율 같은 지표는 기업의 현재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나 실제 투자 실패의 상당수는 숫자가 아니라 운영과 조직에서 비롯된다. 재무제표는 멀쩡했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방식이 뒤죽박죽이거나, 핵심 인재가 이탈하거나, 조직 문화가 전략을 따라가지 못했던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Operational & Organizational Due Diligence(O&O DD)다. O&O DD는 단순히 숫자를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다. 숫자가 말해주지 못하는 진실, 즉 숫자 뒤에 깔린 시스템, 프로세스, 사람, 문화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인수합병 후 성장을 위해 “새로운 사람,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사업을 붙이는 것”이 정석처럼 받아 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결국 ‘숫자’ 라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과 운영 시스템이다. 산업 내 유기적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성장성 못지않게, 강한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사람과 운영 시스템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비유기적 성장(수직적·수평적 계열화) 역시 마찬가지다. 시너지는 결국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 서로에게 힘이 되는 운영 시스템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O&O DD는 어떻게 수행되는가?
핵심은 질문과 인터뷰다.
보고서를 뒤적이는 것 만으로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알 수 없다. 대신 고객에게 묻고, 현장에 묻고, 관리자에게 묻는 것이 필요하다. 고객은 그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가 진정으로 가치를 주는지 알려준다. 현장은 프로세스가 실제로 굴러가는지, 특정인에게만 의존하는지 보여준다. 관리자는 조직이 성장 압박을 버틸 힘이 있는지, 문화가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지를 증언한다.
이렇게 질문을 통해 모은 답변은 숫자를 해석하는 새로운 렌즈가 된다.
예컨대 매출 성장률이 높아도 핵심 고객 몇 명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면 그것은 위험 신호다. 반대로 수익성이 낮더라도, 현장에서 표준화된 프로세스가 작동하고 있고 조직문화가 학습과 협업을 중시한다면, 그 기업은 투자 이후 빠르게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
O&O DD의 정신은 바로 여기에 있다.
“묻는 지혜(Wisdom to Ask)와 정렬시키는 힘(Power to Align).”
올바른 질문을 던져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고, 드러난 답을 전략·운영·조직과 정렬시켜 하나의 방향으로 모으는 것. 이것이야말로 재무제표 뒤에 숨어 있는 기업의 진짜 경쟁력을 찾아내는 길이다. 결국 O&O DD는 투자자에게는 리스크를 피하는 안전장치, CEO에게는 자기 회사를 비추는 거울, 팀장과 임원에게는 조직을 점검하는 실무 도구다.
숫자를 넘어, 사람과 프로세스, 문화와 역량을 묻는 일. 그것이 바로 O&O DD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