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의 늪에서 벗어나는 법

디지털마케팅 가격전략, 돈 버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by 조병묵

가격은 판매자에게는 ‘이익을 창출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유일한 수단’이며, 구매자에게는 ‘비싸게 사는 손실을 회피’ 하기 위한 구매탐색의 출발점이다. 판매자는 가격 책정을 통해 자신이 창출한 부가가치를 이익의 형태로 돌려받고, 구매자는 가격을 통해 해당 제품이 비싸지 않다는 확신이 서야 본격적인 구매 행동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 의하면 사람들은 손해와 이득의 크기가 같아도 손해로 느끼는 고통이 이득으로 느끼는 행복보다 크다고 한다. 만 원을 주웠을 때보다 만 원을 잃어버렸을 때의 고통이 더 크다는 것이다. 구매에서 고객은 비교를 통해 싸다 비싸다를 판단하는데, 비싸다는 인식은 구매자의 손실 회피 성향을 자극하여 구매를 위축시킨다.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차별적 가치제안을 통해 구매자를 설득하여 지불의향을 높이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면서 가격이 높은 제품을 우리 제품의 비교 대상으로 인식시키는 것이다. 우리 제품이 싼지 비싼지를 판단하는 준거가격을 높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 제품에 대한 지불의향은 높아진다. 사람들은 'Made in Japan' 요넥스 라켓을 사면서 'Made in China' 헤드 라켓을 준거가격으로 삼지 않는다. 가치 전달에 실패하면 비교 대상도 저가 제품이 되어 구매자는 우리 제품도 무조건 싸야 한다고 인식한다..


영업이익률 5%인 판매자가 가격을 1% 올리는 것은 매출을 20% 성장시키는 것과 동일한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가져온다. 매출 100원인 회사가 가격을 1% 올리면 영업이익은 5에서 6으로, 즉 20% 증가한다. 반면 가격을 고정한 채 영업이익 1을 증가시키려면 매출 20이 추가로 발생해야 한다. 어느 것이 더 쉬운가.


문제는 어떻게 가격을 1% 올려도 수요가 줄지 않게 하느냐다. 시장 상황과 마케팅 목적에 따라 가격을 변동시키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디지털마케팅의 매출과 이익을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되었다. 이커머스에는 일반적으로 동일 제품에 대해 기준가격(상시판매가, Base Price), 중딜가격(쿠폰판매가, Promotional Price), 핫딜가격(행사판매가, Hot Deal Price) 등 3가지 기준점을 중심으로 가격이 범위로 존재한다.


판매자도 구매자도 시시각각 가격이 변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어떻게 가격을 인상하고 이익을 증대할 수 있을까.


핵심은 기준가격, 즉 상시판매가를 회복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할인의 빈도, 길이, 깊이를 줄여야 한다. 이는 동일 제품에 대한 단위당 평균 판매가 상승으로 이어져 가격 인상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온다. 이커머스에서 할인을 하는 이유는 이익이 있는 상시판매가를 부스팅 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다. 그런데 경쟁이나 시장점유율에 과도하게 집중한 나머지 단위당 평균 판매가가 하락하면, 당장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구매자도 우리 브랜드에 대한 지불 의향을 낮춘다.


예컨대 스킨케어 제품의 기준가 30,000원(목표 비중 60%), 중딜가 25,000원(30%), 핫딜가 20,000원(10%) 일 때 평균 판매가는 27,500원이다. 과도한 프로모션으로 각각 30%, 40%, 30%로 바뀌면 평균 판매가는 25,000원으로 떨어져 9%의 이익 감소가 발생한다. 또한 구매자들의 가격인식과 손실 회피 성향으로 인해 기준가 판매비중은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또 다른 방안은 불필요한 간접 할인을 축소하고, 가격인상 효과를 가져다주는 플랫폼의 비가격적 지원요소를 활용하는 것이다. 무료배송, 샘플 증정 등은 목적을 가지고 정교하게 기획하지 않으면 이익만 줄인다. 반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무료배송, 장바구니 쿠폰, 세일 쿠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올릴 수 있다. 목적을 잃은 간접 할인을 줄이고 플랫폼의 혜택을 활용하면 가격을 간접적으로 인상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나친 경쟁으로 기준가격이 무너졌다면 재설정 작업을 고려해야 한다. 번들링, 언번들링, 리뉴얼 등을 통해 구매자에게 더 큰 혜택이라는 인식을 제공하면서 기준가격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화장품 토너 단품이 경쟁으로 25,000원에서 20,000원으로 하락했다면, 토너와 에멀전 세트를 45,000원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개별 구매 시 50,000원이라면 고객은 혜택을 체감하면서도 실질 토너 가격은 22,500원으로 회복된다.


다양한 가격대 다종의 제품이 있다면 채널별 제품믹스와 가격차별화 전략을 조화시켜 가격인상 효과를 도모할 수도 있다. 구매자의 손실 회피 성향은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일반화되면서 더욱 강해졌다. 가격 비교와 최저가 알림이 일상화되었고 더 싼 곳을 찾아 플랫폼을 유랑한다. 이를 활용해 쿠팡, 네이버, 자사몰에서 파는 제품의 구색과 가격을 차별화하면 효과적이다. 쿠팡에서는 단위 용량당 단가경쟁 위주의 저가제품을, 네이버에서는 중고가 제품 위주로, 자사몰에서는 신제품이나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구색하면 전사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9980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가격은 원가에 마진을 더하는 수준과 경쟁사 가격을 고려하여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손익에 민감하지만 손익을 결정하는 가격에는 둔감한 것이다. 가격관리보다는 생산성이나 전략구매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노력에 집중했다. 하지만 디지털마케팅 세상에서 경쟁하는 경영자는 원가구조를 이해하고, 가격과 손익의 크기를 시뮬레이션하여 다이내믹 프라이싱의 가격 옵션을 영업팀에 제시해야 한다. 어떤 가격이라도 변동비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 밑으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 공헌이익을 구해서 가장 싸게 팔 수 있는 가격이 얼마인지 구해야 한다. 단위당 매출에 일반관리비 비율과 영업이익율을 설정하고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브랜드 가치와 고객 인식, 장기 수익성을 결정하는 전략적 도구다. 이커머스 시대에는 가격이 유연해야 하지만, 기준가격을 지키려는 원칙이 없으면 할인의 늪에 빠진다. 가격 1% 인상이 매출 20% 성장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을 기억하고, 할인의 빈도와 길이와 깊이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며, 단위당 평균 판매가를 매일 모니터링해야 한다.


무엇이 쉬운가, 가격 1% 인상 아니면 매출 20% 성장

지금 당장 우리 제품의 지난 30일 평균 판매가를 확인해 보라. 그것이 가격관리의 시작점이다.



투자자 관점의 질문

이 기업의 수익성은 가격 전략에서 나오는가, 할인에 의존한 거래량에서 나오는가. 지난 12개월간 단위당 평균 판매가는 상승했는가, 아니면 프로모션 확대로 하락했는가. 기준가격(Base Price)은 실제로 회복 가능한 가격인가, 아니면 이미 시장에서 무너진 숫자에 불과한가. 플랫폼의존도가 높은 이커머스 구조에서, 가격인식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브랜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가. 광고비와 할인 비용은 단순한 판촉비인가, 아니면 장기적으로 지불의향을 높이는 투자로 작동하고 있는가


경영자 관점의 질문

우리 회사의 가격은 원가에 마진을 더한 결과인가, 전략적 선택의 결과인가. 매출이 정체될 때 우리는 가격을 올릴 방법을 고민하는가, 아니면 할인 폭을 넓히는 선택을 반복하고 있는가. 기준가격/중딜가격/핫딜가격의 비중은 의도적으로 설계되어 있는가, 아니면 경쟁에 떠밀려 굳어진 결과인가. 할인을 줄였을 때 매출이 빠질까 두려워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 브랜드는 고객에게 "비싸다"는 인식 대신 "그럴 만하다"는 이유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가


팀장 관점의 질문

우리 팀은 매출 총액만 보고 있는가, 단위당 평균 판매가를 함께 보고 있는가. 프로모션을 기획할 때 기준가격 회복이라는 목적이 명확한가, 아니면 단기실적을 위한 할인이 반복되고 있는가. 무료배송, 쿠폰, 사은품은 어떤 고객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설계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채널별로 가격과 제품 구색을 의도적으로 다르게 운영하고 있는가, 아니면 동일한 가격을 그대로 복제하고 있는가. 지난 30일간 우리 제품의 평균 판매가는 올라가고 있는가, 내려가고 있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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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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