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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병묵 Jun 04. 2023

TogetherEveryoneAchievesMore!

Together Everyone Achieves More!

육상은 달리기, 던지기 등 생존을 위한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이 규칙을 가진 스포츠가 되면서 생겨났다.  기원전 776년 고대 올림픽에도 육상경기가 있었으니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진 대표적인 스포츠 종목이다.  육상은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종목이 개인 경기이지만 400 미터 등 계주종목은 팀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개인의 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육상에서 팀을 이루어 경쟁하는 계주경기에는 어떤 팀워크의 요소들이 있을까?  육상 100미터와 400미터 계주의 세계 신기록을 비교해 보자!  현재 100 미터 세계 신기록은 우사인 볼트가 가지고 있는 9초 58이다.  400 미터 계주 세계 신기록은 우사인 볼트가 팀원으로 뛰었던 자메이카 팀의 36초 84이다.  계주에서 4명의 선수들은 우샤인 볼트의 100미터 세계 신기록보다 평균 0.435초나 빠른 평균 9초 145의 기록으로 100 미터를 달린 것이다.

 

대한민국 육상의 대가인 경북대학교 박현권 교수님에 의하면 그 이유는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예비존 10 미터와 바통터치존 20 미터에서 서서히 가속하여 최대 속도에 이른 앞 주자에게 뒷 주자가 바통을 넘겨주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4명의 주자를 구간의 특성에 맞추어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번 주자에 출발이 빠른 주자를 배치하고, 2번 주자는 가속이 좋은 선수로 조금 더 멀리 뛸 수 있는 선수를 배치한다.  3번 주자는 코너를 돌아야 하니 코너링에 능한 선수를, 4번 주자는 결승선을 통과해야 하는 마지막 주자로서 심리적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승부 근성이 강한 선수를 배치한다.  세 번째 이유는 연습과 상호 소통을 통해서 형성된 팀워크이다.  연습과 소통의 핵심은 예비구간과 바통터치 구간 30 미터에서 바통을 떨어 뜨리지 않고 가장 효율적으로 주고받는 것에 집중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팀 경기에서 오는 승부욕으로 뒷 주자의 순위가 앞 주자에게 동기부여의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뒷 주자가 근소한 차이로 경쟁하고 있으면 앞 주자는 역전을 위해서 승부욕을 불태우게 되고, 차이가 많이 나면 무의식 중에 포기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계주경기는 팀이 왜 존재하고, 팀워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개인의 기량과 팀워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그리고 팀워크의 결과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팀은 분명한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예선 경기를 통과하고 결승에 오른 팀은 어느 팀이나 우승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우승을 꿈꾼다.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들의 ‘날 들이밀기’처럼 다른 팀이 모르는 비장의 무기를 숨겨두고 경기에 임할 수도 있고, 꾸준한 훈련을 통해 개별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고조의 상태에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우승 후보팀의 선수가 바통을 떨어 뜨리는 실수를 할 수도 있고, 특정 선수가 슬럼프에 빠져 팀 기록이 저조할 수도 있다.  팀은 우승을 향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고, 팀원들은 그 목표를 공유하고 있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우승을 위해서는 그리고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서는 예비존과 바통터치 구간 30미터에서 바통을 주고받는 두 선수가 최고의 가속에 다다른 상태에서 바통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감독과 팀원 모두 분명한 목표를 공유하고 있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코치는 상황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팀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감독은 경기의 특성과 규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풍량, 관중 등 당일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분석한다.  또한 팀원 개개인의 특성과 경기 당일의 육체적, 심리적 컨디션을 확인하고 상대팀에 대한 분석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해와 통찰을 바탕으로 당일 경기에서 계주의 순서를 정하고, 팀원 개개인에게 중점을 주어야 할 부분을 구체적인 역할과 책임으로 부여한다.  또한 두 선수가 중첩해서 뛰게 되는 바통터치 구간에서 주자들 간의 소통의 방식을 지정하여 바통이 떨어질 수 있는 그레이 존을 없앤다.  전문적인 계주 선수들은 뒷 주자가 일정 거리까지 달려오면 예비존에서 출발하여 가속하고 뒷 주자의 ‘야’ 신호에 맞추어 손을 뒤로 뻗어 바통을 받는다고 한다.  예비존에서 가속을 시작하면 뒤로 돌아보는 일은 없고 오로지 ‘야’ 등 정해진 신호에 맞추어 팔만 뒤로 뻗는다고 한다.

 

선수들의 기록은 바통터치 구간에서 결정된다.  20 미터에 이르는 바통터치 구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통을 떨어 뜨리지 않는 것이다.  바통을 떨어 뜨리면 줍는 동작에서의 시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앞 주자가 예비존 10미터에서부터 가속해서 얻은 속도를 모두 잃어버리게 된다.  기록은 두 주자가 얼마나 가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바통을 주고받느냐가 결정한다.  뛰어오는 뒷 주자의 순간 속도가 최고에 이르렀을 때 그리고 10 미터의 예비존에서 가속을 시작한 앞 주자가 최고로 가속되었을 때 바통 터치가 이루어진다면 기록은 최고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주자 간에 상호 특성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부단한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훈련의 결과가 팀으로 협동해야 하는 시점에 팀워크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박현권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바통 터치의 중요성 때문에 바통을 받아서 주어야 하는 2번 주자와 3번 주자가 매우 영리해야 한다고 한다.  바통을 받아서 직선 주로에서 최대한 가속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조금 더 달려 나가 전달해야 하는 경우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400미터 계주경기, 4번 주자만을 볼 것이 아니라 2, 3번 주자를 눈여겨보자!

 

위의 사례처럼 400 미터 계주와 100 미터 독주 경기를 비교해 보면 팀워크와 협동의 시너지 효과가 명확해진다.  빠른 출발, 순발력, 코너링, 승부욕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개인이 모여,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서로 보완하고 협동하면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팀이고 팀워크이다.  이 결과로 개인은 더 긴 거리를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설사 우승을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며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반면 우수한 개인이 모여도 신뢰나 훈련이 부족하여 30센티미터의 바통을 떨어 뜨리거나, 바통터치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을 때는 팀의 기록이 개인 기록의 합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저조한 성적과 실수로 인해 조직원들 간에 신뢰가 깨지고 팀워크가 더욱 약해지는 악순환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협동하는 강한 팀은 실패에서 배우고 성공에는 겸손해 팀워크가 더욱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강한 팀은 강한 코치를 가지고 있다.  선순환의 팀 다이내믹스를 만들어 내는 코치는 목표를 팀원들과 공유하고, 목표 달성의 동기를 부여하고, 팀원들의 특성과 외부 환경을 고려한 용병술을 통해 팀워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강화해 간다.

 

기업경영의 관점에서 팀워크의 개념이 시작된 것은 불과 100여 년 전의 일이다.  그 이전에는 토지, 노동, 자본 등 생산의 3요소 중 하나로 조직과 사람은 기계와 더불어 표준화하고 통제하는 대상에 불과했다.  1924년에서 1932년까지 행해진 호손공장에서의 실험은 물리적인 조건을 개선하는 것보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는 발견을 할 수 있었다.  호손실험에서 발견된 관찰자 효과는 팀을 구성하고 관리자가 동기를 부여하는 행위가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어 팀워크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100년이 지나지도 않은 지금 팀은 기업경영의 기본 단위가 되었다.  배경이 다른 구성원들의 협동을 통해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힘, 팀워크가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적 요소라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 되었다.

 

팀워크를 이끄는 협동의 실체는 상호의존성이다.  역할에 따라 조직원들 간에 상호의존성에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상호의존성이 없다면 팀워크가 필요 없게 된다.  나 혼자 모든 일을 행할 수 있다면 팀워크의 필요성은 없어진다.  서로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다면 팀을 구성할 필요도 없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일의 양적인 측면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독립적으로 일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경영환경의 복잡성은 커지고 있다.  자영업을 하더라도 제조와 판매 그리고 관리, 홍보 등의 기능이 분화되고 전문성이 있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되고 있다.  서로 다른 배경과 지식, 경험, 그리고 태도를 가진 조직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보완적으로 협동하는 것이 조직이고 팀이다.  협동의 과정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고, 관계를 조정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리더가 만들어내는 긍정의 팀 다이내믹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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