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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병묵 Jun 22. 2023

브레인스토밍을 넘어선 협업 아이데이션 방법들

통찰력을 연결하고 결합하는 협업 아이데이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혁신의 과정에서 설명되었듯이 현장의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신제품개발 프로세스와 회의, 워크숍, TF 팀 등 협업의 과정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디어의 원천은 인구 구조의 변화, 새로운 지식의 출현 등 환경변화에서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발견하거나, 고객관점에서 제품 사용전후의 기대와 경험의 괴리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밖에도 전시회, 논문 등 2차 자료조사를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다.  혁신에 참여하는 다기능 프로젝트 팀(Cross Functional Team)의 조직원들은 리프레이밍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의 기회발견, 혁신의 대상 선택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내외부에서 다양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들은 소위 ‘아이디어 회의, 신제품 개발 워크숍’등의 과정을 수행하면서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자신의 아이디어를 연결하여 개선된 아이디어를 만들고, 객관적 평가와 매니저의 몰입이라는 숙성과정을 거쳐 선택되게 된다.  본 장에서는 회의나 워크숍에서 실무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아이데이션 기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창조력 사전’이라는 책의 편저자 다카하시 마코토는 다양한 사람들의 창조에 대한 정의를 참고하여 ‘창조란 사람이 이질적인 정보를 조합하고 통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 혹은 개인 차원에서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창조란 다양한 관점으로 이루어진 이질적인 정보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혁신적 변화를 위한 새로운 솔루션을 모색하는 회의나 워크숍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질적인 정보를 모으고 조합하고 통합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들을 사용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확산적 사고를 작동시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기법에는 자유연상법, 강제연상법, 유추발상법 등이 있다

 

자유연상법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판단금지, 질보다는 양, 결합개선’의 아이데이션 3대 원칙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최대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다.  미국의 광고회사에서 BBDO의 창업자 중 한 사람인 알렉스 오즈번에 의해서 고안되었으며, 그는 개인작업으로 여겨졌던 광고 카피나 컨셉 도출 작업을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관리자 등의 구분을 없애고 집단으로 모여 아이디어 발상 회의를 했다고 한다.  동일 집단에서 규칙 없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경우 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단점이나 문제점 토의 위주로 회의가 진행되는 것에 착안하였다고 한다.  판단을 금지한다는 것은 개별 아이디어에 대해 질문이나 반론 자체를 하지 못하게 하고, 오직 아이디어 개진에만 전념하게 하여 양적으로 풍부한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개별 참석자의 아이디어는 참석자 모두의 아이디어라고 여기고, 누군가의 아이디어에 내 생각을 더해 발전시키는 결합개선을 추구한다.  위의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진행해도 참석자들의 적극적 의견 개진이 부진하다면 브레인스토밍의 주제와 그룹의 분위기를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주제가 추상적이고 광범위하면 참석자들은 생각하게 되고 망설이게 된다.  주제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하지만 때론 주제가 예민하거나 참석자들 간에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  그 경우에는 주제를 질문이나 문장으로 제시하고 침묵을 지키면서 개인별로 아이디어를 포스트잇이나 종이에 먼저 적게 한 후, 한 사람씩 의견을 말하는 명목집단법(Nominal Group Technique)을 사용하면 된다.  그룹의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다면 아이스브레이킹 게임활동을 먼저 실시하여 그룹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소통의 분위기를 사전에 조성할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문제에 대해 유사하고 틀에 박힌 아이디어만 나온다고 생각되면 리버스 브레인스토밍(Reverse Brainstorming) 법을 사용해 볼 것을 추천한다.  이 방법은 주제를 정반대로 바꾸어 먼저 토론한 후, 원래의 형태로 되돌려 토론하는 방식이다.   ‘어떻게 하면 고객 대기시간을 줄일 것인가?’를 ‘어떻게 하면 고객 대기시간을 늘릴 것인가?’로 전환하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이다.  참석자들도 즐거워지고 마음도 열리면서 열띤 토론이 진행된다.  리버스 브레인스토밍이 끝나면 기록된 아이디어를 참고하면서 고객 대기 시간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 다시 한번 토론해 보는 것이다.  또 다른 자유연상법으로 침묵의 자유연상법이라고 불리는 브레인 라이팅(Brain Writing) 법, 일명 ‘6/3/5’ 법이 있다.  이 방법은 개인에게 자유 발상하도록 하면서 결합, 개선의 집단 발상의 장점도 살리는 효과가 있어 참석자가 많은데 시간 제약이 있는 경우나 소수의 빅 마우스가 토론을 강력하게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종이의 상단에 주제나 질문을 기록하고 하단에 6명이 각자 한 번에 3개의 아이디어를 5분 내에 기록하도록 한다.  5분이 되어 기록이 끝나면 개인별 기록한 용지를 옆사람에게 전달한다.  참석자 전원이 개별 용지를 가지고 시작하며, 6명이 이상이 될 수도 있고 6명으로 이루어진 다수의 그룹으로 진행해도 된다.  참석자들은 앞에 사람이 기록한 내용을 참고하여 더욱 개선되고 발전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강제연상법은 퍼실리테이터가 주제에 대해 생각의 기준이 될 수 있는 프레임을 제시하고 참석자들은 이 프레임에 따라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매트릭스(Matrix) 법인데 가로와 세로축에 특정 주제에 대한 각각의 속성이나 변수를 주어 매트릭스를 그리고, 교차하는 면에 두 속성을 만족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신제품을 개발할 때 가로축에 용도, 세로축에 사용자를 두고 매트릭스를 그려 빈칸에 아이디어를 채우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가로축 휴대폰의 용도는 통화, 검색, 쇼핑, 시계, 동영상 시청 등을 두고 세로축에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실버층 등 사용자를 두어 매트릭스를 그린다.  실버층이 쇼핑을 위한 아이디어나, 청소년 층이 시계를 보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식이다.  신제품 개발과 같이 주제가 광범위한 경우 가로축과 세로축에 다양한 변수를 두어 아이데이션을 시도할 수 있다.  매트릭스 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수를 결정하는 것이다.  얼마나 창의적인 변수를 제시하는 가에 따라 아이디어의 범위도 새롭고 다양해질 수 있다.  속성열거법(Attribute Listing)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과 개선을 위해서 많이 사용되는데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명사적, 형용사적, 동사적 속성을 분석하여 그 속성을 개선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찾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휴대폰의 명사적 속성은 키패드, 카메라,  버튼, 시계, 애플리케이션 등이 될 수 있고, 형용사적 속성은 ‘터치감이 좋은, 빠른, 부드러운, 그립감이 좋은, 선명한’ 등이며 동사적 속성은 ‘통화한다, 사진을 찍는다, 검색하다, 쇼핑하다, 메일을 확인하다 등이 될 수 있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서 도출된 속성에 기존 성질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성질을 가미하여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속성열거법의 고안자인 크로포드는 창조는 사물의 속성을 파악하여 그것을 다른 사물로 바꾸어 놓는 것이라고 하였다.  휴대폰 정보 입력의 경우 누르는 것을 터치하는 것으로, 터치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이야기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으로 속성이나 성질을 바꾸어 놓는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밖에 제품이나 서비스, 프로세스의 개선 희망사항이나 결점 사항들을 브레인스토밍을 통해서 도출하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위한 2차 브레인스토밍을 전개하여 아이디어를 구할 수 있다.  ‘고객의 대기시간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라는 딱딱한 주제보다 ‘고객의 대기시간이 3분 이내였으면 좋겠다.  대기 없이 바로 업무처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와 같이 평상적인 주제를 개선을 위한 희망사항이나 결점으로 바꾸어 아이데이션을 진행하는 것이다.  랜덤워드 브레인스토밍(Random Word Brainstorming)은 주제와 무관한 단어를 아이디어 연상에 동원하는 방법이다.  ‘고객 대기시간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라는 주제를 특정 단어나 그림을 선택한 후, 선택된 단어나 그림의 속성이나 연상되는 이미지를 15개 이내로 1차 브레인스토밍을 통해서 도출한다.  2차 브레인스토밍에서는 도출된 15개 이내의 단어에 주제를 강제로 연상시켜 아이데이션을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이라는 랜덤 워드가 선택되었다면 ‘달콤하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녹는다.  다양한 맛.  시원하다.’ 등과 고객 대기시간을 줄이는 법을 강제로 연상시켜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녹는 시간처럼 대기시간의 상한선을 고객에게 알려준다.  다양한 맛처럼 업무별로 전문성 있는 전담 직원으로 창구를 달리하여 처리 시간을 줄인다.’ 등의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다. 

 

 

유추연상법은 주제와 본질적으로 비슷한 속성을 근거로 하여 아이디어를 유추하여 도출하는 방법이다.  월리엄 고든이 개발한 고든법(Gordon)이 대표적이다.  주제를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주제가 가지고 있는 속성을 제시한 후, 그 속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아이데이션을 진행하는 것이다.  신제품 개발 등에서 틀을 벗어나 새로운 개념의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사용한다.  휴대폰 서비스 개발을 예로 들면 퍼실리테이터는 참석자들에게 ‘연결하다'라는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속성만을 제시하고 연상되는 이미지나, 속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아이디어의 제시를 요청한다.  참석자들은 ‘미팅을 통해서 남자와 여자가 연결된다.  물체와 물체를 본드로 연결한다.  편지를 통해서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등과 같은 이미지들이 제시된다.  이렇게 제시된 이미지나 속성을 바탕으로 팔로우업 세션에서 휴대폰 서비스와 연결하여 ‘남자와 여자를 연결하는 서비스’와 같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 다른 방식으로 식물이나 동물 등의 생태에서 아이디어를 연구하는 바이오닉스(Bionics) 법이 있다.  열 감지, 방향설정, 발광, 나뭇잎의 잎맥 등 동식물의 생태 특성에서 유추하여 기계를 고안하거나 서비스 컨셉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집단적인 아이데이션보다는 생체 시스템을 연구하여 특정 모델을 만들어 내는 관심 있는 개인의 노력이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다. 

 

위와 같은 다양한 발상법에 의해 모아진 아이디어는 퍼실리테이터와 참석자 간의 활동을 통해서 우선순위 서열화(Ranking), 범주화 및 제목 붙이기(Clustering & Titling), 계열화(Process Map, Cause & Effect Diagram, and Charting) 등을 통해서 체계화되고, 페이오프 매트릭스(Payoff Matrix)나 투표 등 집단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우선순위가 부여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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