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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병묵 Jun 24. 2023

파괴적이고 소모적인 법과 주먹보다 조정하기

서로 원하는 바를 얻고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누가 옳고 그른지, 누가 더 힘이 센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갈등의 당사자들이 소통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 감정의 앙금을 털어내고, 감정과 명분 그리고 실리로 구성된 서로의 이해관계를 확인하면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창의적 옵션들을 찾아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서로가 원하는 바를 얻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서로가 원하는 바를 얻어가기 위해서는 갈등에 대처하는 상대방의 전략과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묵은 감정의 앙금과 불통으로 인해 당사자간에 갈등해결의 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한다면 갈등조정의 기술을 가진 3자에 의한 조정도 고려해 볼 만한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갈등 당사자들이 대처하는 유형은 갈등 당사자들의 개인적 특성, 사안의 중대성, 협상전략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며, 갈등상황이 진행됨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갈등 대처유형은 갈등 당사자 개인이나 조직의 본연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갈등의 전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갈등의 긍정적 측면인 창조적 문제해결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호 이해관심사를 공유하고 협력적 문제해결 과정으로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갈등 당사자 중 어느 한 측은 감정을 가라 않히고 먼저 손을 내밀어 소통을 시도하거나, 전문가에 의한 제삼자 조정을 신청해야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된다.  

 


독일의 심리학자 토마스 킬만(Thomas Kilmann)에 의하면 갈등에 대처하는 유형은 자신의 관심을 만족시키고자 노력하는 정도(공격성)와 상대방의 관심을 만족시키고자 노력하는 정도(협조성)에 따라 협력, 경쟁, 타협, 회피, 순응의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간단히는 자신의 목표 중심성과 타인과의 관계 중심성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갈등의 시간적 경과, 상대적 중요성에 따라 갈등 당사자들은 아래 다섯 가지 대처유형을 나타내게 되며, 소통과 조정을 통해 협력형으로 진화해야 갈등은 해결되고 창조적인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협력형은 갈등 발생 시 자신의 목표와 상대방의 목표 모두를 중시하여 자신의 이해관심사를 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고, 상대방의 이해관심사도 적극적으로 청취하여 창의적인 윈윈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유형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 갈등의 상대방이라면 솔직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이해를 넓히고 협업적 문제해결을 도모해야 한다.  자신의 목표만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경쟁형이나 상대방과의 관계만을 중시하는 순응형을 만나게 되면 협업적 문제해결을 통한 창의적 솔루션 도달이 어렵고 시간소모가 많아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경쟁형은 힘과 권력 그리고 적극적인 자기주장을 통해 상대방의 목표를 좌절시키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유형으로 상대방과의 관계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전략이다.  협상초기에 강하고 일방적인 요구사항으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는 유형이다.  자칫 동일한 경쟁형으로 대응하게 되면 갈등은 불필요한 극한적 대립으로 치달을 수 있다.  진정한 이해관심사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통해 협력형이나 타협형으로 유도해야 한다.  


타협형은 상호 양보를 통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을 택하려는 유형이다.  동일한 타협형으로 갈등 해결에 임할 경우 빠르고 쉽게 타협안이 마련될 수 있지만 누구도 만족하지는 못하게 되고, 서로의 만족을 극대화하는 것에는 실패하게 된다.  따라서 서로의 이해관심사를 파악하여 협력형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순응형은 상대방과의 긍정적인 관계 유지를 매우 중시하여 자신의 이해관심사를 표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유형이다.  가진 것이 많은 상태에서 순응하는 것이라면 양보하면서도 마음이 편하겠지만, 갑을관계에서 처럼 어쩔수 없이 양보하는 경우라면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상생협력이 중요한 갑을관계에서 갑은 우월적 지위를 활용하여 경쟁형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상호 이해관심사를 정확히 파악하고 윈윈 할 수 창의적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회피형은 더 큰 갈등을 우려해 당장의 문제해결을 회피하거나 목적달성을 보류하는 대처유형이다.  갈등의 성격에서 지적했듯이 갈등은 방치하면 커지는 눈사람 효과가 있다.  일정한 단계에서는 갈등을 회피하지 말고 자신의 이해관심사를 명확히 표출하여 상대방을 협력형으로 진입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당사자간에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무력투쟁협상에 의한 해결이 있고 제삼자가 개입해서 해결하는 조정, 중재, 심판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환경에서 무력 투쟁은 주로 노사분규나 협력업체와의 분쟁 등에서 간혹 나타나기도 한다.  무력은 어떤 일방이 자신의 목표달성에만 집착하여 경쟁형의 자세를 바꾸지 않거나,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발생한다.   무력에 의한 분쟁해결 노력은 대부분 2차적으로 법률심판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당사자간의 관계도 파탄 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쉽고 빨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가장 어렵고 긴 과정이 무력에 의한 갈등해결이다.  


협상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당사자간의 자율적 합의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갈등 당사자간의 이견을 협의를 통해서 해소하는 과정이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주고받고 새로운 효용을 가져다주는 옵션을 개발하는 과정으로 서로 주고받을 것이 있는 상호의존적 상황에서만 협상이 성립한다.  


조정(Mediation)은 협상처럼 비공개주의와 당사자간의 문제해결을 원칙으로 하지만 조정가(Mediator)라는 제삼자가 중립적인 프로세스 전문가로서 과정에 참여하여 소통을 촉진하고 합의 도출을 지원한다.  조정은 쌍방의 자발적 동의에 의해 시작된다.  조정은 법률심판 대비 빠르고 저렴하며, 무력 투쟁이나 협상에 비하여 전문가로부터 프로세스나 합의안 도출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조정과정은 객관적 이해관심사뿐만 아니라 갈등의 과정에서 누적되어 있던 감정적 앙금을 상호 소통을 통해 털어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또한 대부분 합의는 과거에 대한 고찰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관계가 지속되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진다.  무력 투쟁이나 협상에 비해서는 효과적이고, 법률심판 대비해서는 매우 효율적인 갈등해결 방법이다.  중재나 심판은 공개주의를 원칙으로 당사자가 참여하지만 중재원이나 법원 소속의 제삼자가 합의에 대해서 결정을 하는 형식이다.  비용이나 시간도 많이 들고 당사자를 대신하는 변호사들이 객관적인 사실 다툼에 주력하기 때문에 합의에 이른 이후에 신뢰가 쌓이거나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갈등은 어느 조직에서나 존재한다.  리더가 갈등의 성격을 이해하고 조정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갈등은 협력형으로 전개되어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또한 창조적 협업갈등을 통해 조직은 더욱 혁신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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